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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사격훈련 강행] 민통선 마을 주민들도 후방지역으로 긴급대피

입력 : 2010-12-21 00:52:48 수정 : 2010-12-21 00: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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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짐 챙기느라 어수선
인천∼백령도·연평도 항로 통제
서해 조업 금지에 수심 가득
연평도 피란민 “돌아갈 자신 없다”
해병대 연평부대의 해상사격훈련이 예정대로 실시된 20일 경기 연천과 파주 등 접경지의 민통선 마을 주민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피했다. 김포에 피란 중인 연평도 주민과 백령도 등 서해5도 주민들은 극도의 긴장감 속에 하루를 보냈으며 인천에서 연평도와 백령도를 잇는 2개 항로 운항이 통제되고, 서해 조업도 금지됐다.

연천군은 이날 오전 10시 군부대의 요청에 따라 연천군 횡산리 마을 33가구, 76명의 주민을 10여㎞ 떨어진 군남면 옥계3리 마을로 대피시켰다. 횡산리 마을은 휴전선과 불과 2∼3㎞ 떨어져 있는 데다 군부대와 인접해 북한군의 무력 도발 때 민간인의 피해가 우려됐다.

주민들은 갈아입을 옷과 간단한 세면도구만 챙겨 마을 앞 안보전시관에 집결한 뒤 16개조로 나눠 미리 지정된 차량 28대를 이용해 옥계3리 농촌체험마을로 이동했다. 이들은 군부대와 면사무소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1시간 만에 신속히 대피를 마쳤다. 이들은 21일 마을로 복귀할 예정이다.

횡산리 천병호 이장은 “아침부터 짐을 챙기느라 마을이 어수선하다”며 “북한이 오판하지 않고 훈련도 무사히 끝나 아무 일 없이 마을로 돌아올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파주시도 이날 오후 임진각 관광을 일시 중단하고 최소한의 필요 인력만 대피소로 옮겨 근무하도록 했다. 파주 대성동초교와 통일촌 군내초교는 연평도 해상사격 시작 전에 교사와 학생 모두 조기 귀가했다.

이날 오전 군당국에 의해 인천∼백령도, 인천∼연평도 2개 항로의 운항이 전면 통제되면서 인천연안여객부두는 온종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백령도에서 어선을 운영하고 있는 장모(60)씨는 “서해가 남북한의 군사충돌 지역으로 부각되면서 매년 조업통제 일수가 늘어가고 있다”면서 “빚이 늘어나고, 외지에서 들어온 선원들이 떠나고 있어 어업생활이 힘들기만 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옹진군 울도 서쪽서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이르는 ‘특정해역’(5200㎢)과 강화도 만도리어장에는 조업이 통제됐다.

경기 김포시 양곡지구 LH아파트에 입주해 있는 연평도 피란민들은 지난달 23일 북한의 포격으로 불바다로 변한 연평도를 떠올리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아파트에 임시 거주하는 김모(58·여)씨는 “연평도 해상에서 벌인 군의 사격훈련은 우리 영토를 지키기 위한 당연한 일이지만 앞으로 서해상 긴장이 더욱 높아져만 갈 것으로 보인다”며 “두 달 뒤 연평도로 돌아갈 생각만 하면 눈앞이 캄캄하고, 갈수록 자신이 없어진다”고 토로했다.

강원 접경지역 주민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군 당국이 취한 민통선 출입통제 조치로 안보관광지인 통일전망대와 강원 DMZ 박물관 등이 문을 열지 못했고, 농민들의 민통선 내 영농활동도 금지됐다.

박덕용 통일전망대 소장은 “통일전망대의 문을 열지 못하고 직원들도 출근하지 못했다”며 “이번 사태가 또 장기간 이어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철원군 등 중부전선의 접경지역에도 긴장감이 고조됐다. 연평도 사태 이후 잠시 허용됐던 농민들의 민통선 출입도 이번 포사격 훈련을 앞두고 지난 19일 오후 9시부터 전면 통제에 들어갔다.

인천=이돈성 기자 sport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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