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순보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
이제 우리는 선진국 관문 앞에 서 있다. 우리나라의 괄목상대한 국가발전을 반대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현재의 국가 위상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세계와 공유하면서 이뤄낸 성과다. 그렇다면 이 같은 가치들을 유지하고 수호할 명분은 확실해진다. 또한 중요한 가치실현과 국가의 도약을 위해 온 국민이 노력해야 할 이유도 분명해진다. 이것은 곧 국론통합의 당위성을 말한다.
문제가 되는 것은 선진화라는 시대정신에 동의하지 않고 그것을 다르게 해석함으로써 국론분열을 획책하는 일각의 분열주의적 책동이다. 국론을 분열시키는 이들은 국론통합을 전체주의적 독재를 획책하기 위한 음모나 정치적 목적을 위한 불순한 것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일부는 천안함 피폭, 연평도 피격 사건에서 북한의 주장을 되뇌거나 북한을 옹호하는 궤변을 설파하기도 했다. 혹자는 성장보다는 분배가 중요하다며 아직 충분히 부풀지도 않은 파이를 똑같이 나눠먹자며 국민을 선동하기도 한다. 물론 이들에게도 나름의 신념과 철학이 있겠지만 중요한 점은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면서 공동체의 발전을 저해하거나 중요한 국가적 가치를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름의 차이를 존중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성숙도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척도 가운데 하나다. 다른 사람이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것을 존중해야 공존·공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너와 다르다’는 점만을 주장하며 무책임하게 행동하는 것은 방종이다. 개인의 자유를 존중받는 대신 공동체의 유지와 발전에 해가 되는 무분별한 방종은 삼가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공리주의적 자유의 원칙이자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규범적 합의이기도 하다. 이러한 성숙함이 시민사회에 자리 잡을 때 한 단계 도약과 선진국으로의 입성은 가능할 것이며 지난 한 해 우리가 경험했던 굴곡은 그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으로 추억될 것이다. 요컨대 국론통합이란 모든 국민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지닐 때 이뤄진다.
2011년 대한민국은 어디로 갈 것인가. 선진국의 문턱에서 다시 한 번 미끄러지는 나락의 길을 걸을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토끼처럼 힘차게 도약하며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것인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들에 합의점을 이루며 온 국민이 힘을 모아 힘차게 차오르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문순보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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