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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6명 “방언 사용 괜찮다”

입력 : 2011-02-09 22:28:21 수정 : 2011-02-09 22: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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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 천대’의식 긍정적 변화 ‘가다가 가다가 드로라 에정지 가다가 드로라/사스미 짐ㅅ대예 올라서 해금을 혀거를 드로라.’

고려가요 청산별곡의 한 구절이다. 고려시대 언어라 해석이 쉽지가 않다. ‘에정지’ 해석을 놓고 이견이 있지만, ‘부엌’으로 풀이하는 학자들이 있다. 그 근거로 일부 지방에서 부엌을 뜻하는 사투리 ‘정지’를 든다.

경남 지역에서는 날씨가 더운 것을 ‘더워’가 아니라 ‘덥어’라고, 무엇인가 연결하는 것을 ‘이어서’라고 하지 않고 ‘이서서’라고 말한다. 15세기 이후에 사라지고 없는 순경음비읍(ㅸ)과 반치음(ㅿ) 흔적이다.

사투리(방언)에는 각 지역의 삶과 정서,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국어 역사를 밝히고 우리말을 풍부하게 하는 데에도 소중한 자산이다. 국립국어원 조사에서 국민들이 사투리를 포용하는 것으로 나타난 점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국민 10명 중 6명이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경북대 이상규 교수(전 국립국어원장)는 “최근 우리나라가 다문화사회로 진입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면서 “다양한 방언을 존중하는 것은 21세기 문화 다원성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적 차등성을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국가사회 통합에 대단히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고 반겼다.

광운대 도승연 교수(문화철학)는 “서울 중심적인 문화지평이 다양한 생활 맥락을 인정해야 한다는 태도로 바뀌고 있음을 읽을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서강대 전상진 교수(사회학)는 “과거 방언과 표준어를 나쁜말과 좋은말로 구별했는데, 그 밑바탕에는 중앙집권적 태도가 스며들어 있었다”며 “기존 권위에 대해 저항감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는 “방언에는 아름다운 순우리말이 살아 있다”며 “한자어에 밀리고 외국어·외래어에 치이는 토박이말을 살려 국어를 풍성하게 가꾸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표준어 교육도 제대로 못 하는 실정에서 방언 의식이 높아지는 게 정상이 아니다”(서울대 민현식 교수)면서 사투리에 관대해진 세태변화를 우려하는 학자도 있다.

조현일·김예진·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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