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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전세苦 엎친데 高유가 덮쳐… 비상걸린 한국경제

입력 : 2011-02-22 22:01:54 수정 : 2011-02-22 22: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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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가 물가 불안, 구제역 공포, 전세 대란에 이어 유가 급등이라는 초대형 악재를 만났다. 1월 전셋값 상승률이 9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고 매매가격이 꿈틀거리는 가운데 전국으로 확산된 구제역은 경제적 피해를 눈덩이처럼 불리고 있다. 1월 소비자물가가 4.1% 급등하면서 연초부터 물가 불안 그림자가 짙어졌고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급등세까지 멈추지 않아 경제비상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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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걸린 거시경제 관리

유가 급등은 에너지와 공업제품 가격은 물론 전체 소비자물가에 강한 상승 압력을 주고 민간소비와 경상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까지 오름세를 타고 있어 유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해당 연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12%포인트 끌어올리는 반면 민간소비는 0.12%포인트, 총투자는 0.87%포인트 깎아내린다.

경상수지는 20억달러 줄어들고 국내총생산(GDP)은 0.21%포인트 낮아진다. 유가 상승은 물가뿐 아니라 거시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주는데 경제주체의 실질구매력을 감소시켜 내수를 위축시키는 동시에 경상수지도 악화시킨다.

정부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기간이 5일 이상 이어지면 에너지 절약 중심의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특히 원유에 붙는 관세나 석유제품에 매기는 유류세에 손댈 생각이 없다고 수차례 확인했던 정부 입장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 이상 급등하는 상황이라면 물가나 재정여건 등을 종합 고려해 유류세 인하를 논의할 것”이라며 “다만 현재로서는 가격 동향을 주시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앞으로가 더 걱정인 물가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웃도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정부가 추가 물가안정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국제 유가는 원자재 가운데 우리 물가에 대한 파급력이 가장 크다.

정부는 매주 금요일 물가안정대책회의를 열어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추가 대책을 발굴 중이지만 국제유가 상승이 이미 가시화됐던 일인 만큼 유가만 떼어놓고 별도의 추가대책을 내놓을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물가대책은 종전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월 물가는 한파와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구제역 등 공급 측면의 충격과 인플레이션 심리 등으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으며 향후 전망에도 먹구름을 드리웠다. 공급 충격 요인 가운데 현재 한파만 누그러졌을 뿐이다.

곡물과 금속 등의 원자재 가격도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고 밀, 옥수수, 설탕 등의 가격 상승으로 세계 식품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발 인플레도 걱정인데, 중국 물가가 1%포인트 오르면 국내 소비자물가는 0.06%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철희 동양종금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는 넘는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면 한국 경제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상혁 기자 nex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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