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강씨에게 열흘간 3000만원을 빌려주고 300만원의 이자를 받는 등 2009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모두 6억8000여만원을 빌려준 뒤 이자 명목으로 연 120%∼3650%에 해당하는 2억2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다.
고씨는 또 강씨에게 “(사채로 연예 기획사를 운영하는 사실을) 언론에 알리겠다”, “전주(錢主)들을 만나느라 든 술값을 대신 내라”고 협박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모두 63차례에 걸쳐 4억2900만원을 갈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익산 구시장파’ 조직원 출신인 고씨는 빌려주기로 한 돈의 일부만 주거나 유흥주점 술값 또는 시계, 가방 등 명품 구입비를 대신 내게 하면서 강씨가 이자를 제때 내지 않으면 “빌린 돈을 당장 갚지 않으면 연예계에서 생매장 시키겠다”는 식으로 협박해 돈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고씨는 서울 강남구 일대 여러 유흥주점의 지분에 대한 배당금이나 유흥주점 마담 또는 웨이터에게서 끌어 온 돈으로 사채놀이를 했으며, 강씨 외에도 유흥주점 접대부들을 상대로 무등록 대부업을 해 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고씨는 전주들을 시켜 강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게 한 뒤 이를 언론에 알려 강씨를 압박하기도 했다.
고씨는 강씨가 기획사 운영자금 문제로 어려움에 처한 상황을 아는 강남의 한 유흥주점 마담의 소개로 강씨와 접촉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씨가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시가 약 15억원 상당의 아파트에 살면서 서재에 명품 구두 300여 켤레를 보관하고 최고급 외제차 2대를 소유하는 등 불법 대부업을 하면서 초호화 생활을 해 왔다고 전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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