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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인하에 속타는 정유업계 ‘후폭풍’

입력 : 2011-04-05 22:34:02 수정 : 2011-04-05 22: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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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주가 10% 곤두박질… 주주들 반발
‘허 찔린’ 경쟁사들도 막대한 영업손실
정유업계가 잇따라 기름값을 내리기로 했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와 GS칼텍스에 이어 S-오일도 7일부터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ℓ당 100원씩 할인해 주유소에 공급하기로 했다. S-오일은 고유가로 인한 국민들의 연료비 부담을 분담하고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으며, 이는 향후 3개월간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S-오일 관계자는 “주유소에 석유제품 가격을 직접 할인해 공급하기로 함에 따라 SK에너지의 신용카드 등을 통한 사후정산 방식과는 달리 소비자들은 주유소에서 주유하는 즉시 현장 할인혜택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와 S-오일이 7일부터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내리겠다고 밝힌 가운데 5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는 찾는 이가 뜸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인하 방침만을 밝힌 GS칼텍스도 인하폭과 시기를 막판 조율 중이고, 현대오일뱅크도 금명간 가격을 내릴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의 압박에 기름값 인하카드를 빼든 정유업계는 극심한 후유증으로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우선 선수를 친 SK에너지가 영업손실과 주가하락 및 주주 반발, 경쟁업체 비난 등 ‘4중고’에 직면했다. 증권가에서는 SK에너지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이번 조치로 2450억∼3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관측했다. 이를 반영하듯 주가도 급락했다. 5일 1.83% 반등했으나 전날 10.3%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이 2조원 날아간 것을 감안하면 새발의 피다. SK이노베이션에는 이날 주가 하락에 항의하는 주주들의 분노 섞인 전화가 쇄도했다.

SK에너지의 기습 발표에 허를 찔린 경쟁사들의 시선도 따갑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업계 1위인 SK에너지가 막강한 자금력과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저 혼자만 살겠다고 생색을 내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날 S-오일이 신용카드 할인방식을 적용키로 한 SK에너지와 달리 주유소 공급가를 직접 인하하는 방식을 택해 차별화한 것도 양측의 신경전으로 풀이된다. S-오일 관계자는 “SK처럼 자기 폴 주유소에서만 신용카드 할인을 해주면 경쟁관계인 자가 폴이나 무폴 주유소는 죽으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가격인하 동참 결정으로 막대한 영업손실도 불가피해졌다. 증권가에서는 ℓ당 100원씩 내릴 때 GS칼텍스가 1940억∼2080억원, 현대오일뱅크가 1270억∼1300억원, S-오일이 830억∼930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기름값 인하 불똥이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에게로도 튀고 있다.

시장경제에 반한다며 초과이익공유제를 꼬집던 최 장관이 “정유사들은 성의 표시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언급하는 등 강하게 압박한 것은 자기모순에 빠진 것이라는 지적이다. 자유기업원은 이날 논평에서 “시장을 지켜야 할 정부가 공정사회, 상생, 친서민 운운하면서 오히려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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