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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은 뒷전… 사장·감사·전무 모두 ‘낙하산 부대’

입력 : 2011-04-15 17:00:45 수정 : 2011-04-15 17: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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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까지 전체 기관장 70% 물갈이…‘낙하산 퇴직→ 낙하산 수혈’ 악순환
MB정부 마지막 보은인사 시즌… 여론 화살없는 감사자리 등 인기
#. 한국거래소의 전산자회사인 코스콤은 요즘 분위기가 흉흉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낙하산 인사’가 되풀이되자 직원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월5일 선임된 우주하 사장은 재정부 출신으로 국방부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인물. 여기에 최근 신임 감사로 온 김상욱씨는 대통령실 위민팀장(선임행정관) 출신이다. 코스콤 관계자는 “이미 45세의 청와대 출신 윤석대 전무가 있는데 또다시 43세의 청와대 인사가 내려왔다”며 “이러다보니 전무 3명에 상무가 1명인 기형적인 구조가 됐다”며 혀를 찼다. 앞서 전임 사장인 정연태씨는 17대 대선 때 이 대통령 자문교수진으로 활약했으나 개인파산 논란으로 자진사퇴했다.

이명박 정부의 공공기관 ‘낙하산 2기 인사’가 시작됐다. 전리품 나눠주기식의 고질적인 공기업 인사 병폐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낙하산 논란’을 빚었던 곳에 또다시 낙하산 인사가 행해지는 악순환은 기본이고, 힘없는 공공기관은 아예 낙하산을 탄 인물들로 친목회를 꾸릴 수 있을 정도다. 현 정부의 임기말인 올해와 내년에 걸쳐 전체 공공기관장의 70% 이상이 바뀌는 점을 감안하면 ‘낙하산 인사 공습’이 우려된다.

악순환 거듭되는 ‘낙하산 인사’

기획재정부 산하 공기업인 조폐공사는 예전부터 ‘낙하산 착륙지’로 유명했다. 조폐공사의 현 사장은 한나라당 출신 전용학 사장이다. 앞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해성 전 사장은 2005년 취임 당시 언론과 야당으로부터 ‘낙하산 사장’이라며 뭇매를 맞았다. 그런데 이번에 감사가 된 이재열씨 역시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 출신이다.

전남도의원 출신 이신원씨와 서울시의원 출신 최주호씨가 비상임이사로 들어온 한국가스공사는 요즘 어수선하다. 가스공사는 앞서 한나라당 당직자 출신이면서 대선 당시 선진국민연대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비상임이사가 가스공사가 발주한 공사에 입찰했다가 논란이 일자 뒤늦게 이사직을 사퇴한 부끄러운 전력이 있다.

가스공사 노조 관계자는 “정치권 출신들이 가스나 에너지 부문에서 얼마나 높은 전문성을 갖고 사업의 효율성을 증진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반인에게 다소 낯선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은 감사와 비상임이사 대부분을 정치권 출신 인물들이 장악하면서 ‘낙하산 친목회’로 변질됐다. 신임 문상옥 감사는 17대 대통령직 인수위 자문위원과 전남도의회 6, 7대 의원을 지냈고, 김뢰호 비상임이사는 17대 대선 선대위 유세지원단 자문위원과 17대 대통령 취임준비위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우태주 비상임이사도 국회의장실 비서관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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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내린 자리’… 감사·비상임이사 인기

기관장이나 상임이사에 비해 중량감은 떨어지지만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있는 감사와 비상임이사 자리도 상당수가 낙하산 인사들로 채워졌다. 한국전력 한대수 신임 감사는 전형적인 관료 출신 정치인이다. 행정고시 13회로 내무부 재난관리국장을 거쳐 국무총리 공보비서관, 충북도 행정부지사 등을 지냈다. 정치인으로 자리를 옮겨 한나라당 충북도당 위원장, 한나라당 제2사무총장을 거친 여당의 충청권 정치인이다.

한국가스기술공사 박성태 감사는 대통령 취임준비위 자문위원과 한나라당 전북도당 사무처장을 역임했다. 한전KDN 김무일 감사는 17대 인수위 외교안보 자문위원 출신이다. 88관광개발의 김부광 감사는 경기도의회 의원, 한전기술 김장수 감사는 한나라당 대선준비팀 실무분과 전략분과위원과 정무1비서관실 행정관을 거쳐 선임행정관을 지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김홍규 감사는 강릉시 의원과 강원도 시군의장협의회 부회장이고, 대한석탄공사 김동일 감사는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이다.

이천종·이희경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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