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는 27일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스포르트 아레나의 두 번째 공식 연습에서 처음으로 ‘오마주 투 코리아’에 맞춘 연기를 공개했다.
오마주 투 코리아는 아리랑의 후렴 선율을 중심으로 한국 전통음악을 편곡한 것으로, 관현악의 웅장한 느낌을 살려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곡에 녹아든 김연아의 연기도 잠시 가늘고 슬프게 진행되는가 싶다가도 어느새 선율을 따라 당당하고 아름다운 활주로 이어지며 슬픔을 감동적인 에너지로 승화시켰다.
하지만 쇼트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기술보다는 예술성에 더 중점을 둔 모습이다. 아리랑을 주제로 한 한국의 전통적 선율이 배경에 깔리면서 분위기는 상당히 달라졌다. 격정적이면서도 구슬픈 선율 속에 응축된 감정을 마지막에 아리랑과 함께 시원하게 쏟아내면서 감동을 주는 데 포인트를 맞췄다. 아리랑 후렴 멜로디가 흐르는 사이 한국무용의 느낌을 살린 손놀림과 함께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연달아 뛰어올랐다. 연기가 잠시 정적으로 가라앉는 순간 빠른 리듬으로 편곡된 아리랑 선율이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고 김연아는 트리플 플립과 레이백 스핀으로 아름다운 춤사위를 얹었다.
연기 시간 2분이 지나면서 음악이 다소 슬픈 분위기로 변하자 김연아는 천천히 빙판 위를 활주하다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선보였다. 김연아가 다시 트리플 러츠를 높이 뛰어오르자마자 플라잉 싯스핀을 시작하는 순간 이번에는 가사 없는 창(唱)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느리고 장중한 창과 달리 김연아의 스텝 시퀀스는 점차 속도를 붙이며 오히려 슬픈 감정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김연아는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과 한국의 동작(전통 춤사위)을 많이 봤지만 그것들을 얼음 위에서 똑같이 표현하기가 어려워서 현대적인 동작들로 대체하고 감정 표현을 더 했다”고 설명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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