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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람, 창작 판소리 ‘억척가’서 1인15역

입력 : 2011-05-19 21:56:07 수정 : 2011-05-19 21: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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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 1990년 12세의 나이에 판소리에 입문하여 9년 만인 1999년 최연소로 8시간에 걸쳐 ‘춘향가’를 완창해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된 이자람이 훌쩍 자라 서울대 국악과와 음악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동안 틈틈이 국악뮤지컬 창작 단체에서 활동하는 한편, ‘아마도 이자람 밴드’의 리더로, 영화음악 감독으로, 2010년에는 뮤지컬 ‘서편제’의 국악감독 겸 배우로 참여하는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하는 이자람이 창작 판소리 ‘사천가’에 이어 이번엔 ‘억척가’를 선보인다.

20일부터 22일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 무대에서 공개되는 이자람의 ‘억척가’는 서사극의 창시자로 불리는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 두 번째 도전작이다. 전작인 ‘사천가’에서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21세기 대한민국 사천시에 사는 뚱뚱한 처녀 순덕의 이야기로 탈바꿈시켜 오늘날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외모 지상주의, 유학 지상주의, 무한 경쟁을 비판하며 창작자와 소리꾼으로서 1인4역을 소화했던 이자람은 이번에도 다시 한번 대본, 작창, 연기를 맡는 한편 1인15역(억척어멈, 두 아들, 딸, 취사병, 뺑어멈, 천의도사, 병사, 해설자 등)을 혼자서 열연한다.

다양한 인물을 오가는 능청스런 연기와 맛깔스런 소리, 극 전체를 장악하는 카리스마로 2010년 폴란드 콘타크트국제연극제에서 ‘최고 여배우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을 넘어 세계가 탐내는 소리꾼으로 성장해가고 있는 이자람의 신작은 관객에게 판소리의 새로운 매력을 듬뿍 선사할 예정이다.

창작 판소리 ‘억척가’에서 1인15역을 혼자서 소화하는 젊은 소리꾼 이자람.
브레히트 원작 ‘억척 어멈과 그 자식들’은 유럽의 30년전쟁(1618∼1648)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반면, ‘억척가’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하나인 ‘적벽가’를 잉태시킨 중국 삼국시대(2세기 말∼3세기 말)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다.

180년대 삼국시대 한반도의 한 여인(김순종)은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전쟁이 한창인 중국으로 건너가게 되며, 착하고 순박했던 이 여인은 전쟁의 소용돌이를 겪으면서 거짓 상술로 가득 찬 억척스러운 전쟁 상인으로, 자식의 죽음 앞에서도 자식을 모른 체하는 비정한 어미로 변모해간다.

원작 ‘억척 어멈과 그 자식들’이 전쟁 통에 휩싸인 가족과 어머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억척가’는 전쟁이란 극한상황 속에서 느끼는 공포, 연민, 죽음, 분노, 슬픔 등 인간의 여러 감정을 풍자와 해학으로 그려내며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지 못하고 억척스러워야만 살아남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를 묻는다.

특히, ‘억척가’에는 전통 판소리 5바탕의 여러 소리가 자유롭게 변형·삽입되어 판소리의 음악적 재미를 맛볼 수 있고, 다양한 리듬악기들이 이야기와 유기적으로 연결·연주되어 극의 재미와 긴장감을 더한다. ‘중국 삼국시대에 나타난 한반도의 억척 어멈’의 운명을 소리적 상상력으로 풀어내는 이자람의 공연은 억척스럽게 살아남아야 하는, 전쟁과도 같은 일상을 치르고 있는 현대인에게 웃음과 공감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하다. 4만원 (031)828-5841, 2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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