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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프리즌 브레이크’ 잡혔다

입력 : 2011-05-30 08:59:33 수정 : 2011-05-30 08: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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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인갱단원 멕시코서 수감중 감옥벽 뚫고 도피행각
수억대 마약 국내로 밀반입… 檢, 4개국 공조수사로 체포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인공 ‘석호필’처럼 수용소 벽을 뚫고 탈옥한 국제 마약밀수사범이 한국, 미국 등 4개 국가의 공조수사로 덜미가 잡혔다.

미 최대 한인 갱단 조직원 출신이 멕시코에서 수억원대의 히로뽕을 밀수해 상습적으로 팔아오다 검찰에 적발된 것.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희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미국 내 한인 폭력조직 ㅓ‘LGKK(Last Generation Korean Killers)’ 전 단원 문모(42)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마약이 대부분인 국내에서 멕시코발 마약 밀수가 단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문씨는 2009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22차례에 걸쳐 국제특송화물 등을 이용해 멕시코에서 히로뽕 287g(1회 투약기준 9600명분, 시가 9억원 상당)을 밀반입해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히로뽕을 5∼50g으로 나눠 크리스마스 카드나 앨범, 장식품 등에 숨겼다. 배송지도 인천, 서울, 부산 등으로 분산시키고, 수익금도 대포통장으로 받아 멕시코 현지에서 카드로 인출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미국 마약청(DEA)이 멕시코 과달라하라를 떠나 미국 멤피스를 거쳐 국내로 배송되는 특송화물(앨범)에서 히로뽕을 발견한 것은 지난 1월. 곧 한국 검찰과 공조 수사가 시작됐다. DEA는 한국 검찰의 의뢰로 인터폴(Interpol) 적색 수배를 내린 지 5개월 만인 그해 6월 문씨를 검거해 멕시코 이민국수용소에 유치했다. 문씨는 수용소 석고벽을 뚫고 8일 만에 탈옥했다. 그러나 문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민국 공무원에게 2만 달러의 뇌물을 주고 걸어나왔다고 진술했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한 그는 도주 10개월 만에 현지 경찰에 자수했다.

검찰은 지난 4일 그를 일본으로 강제송환한 뒤 우리 국적기 기내에서 체포했다. 9살 때인 1978년 미국으로 이민 간 문씨는 캘리포니아주를 주 무대로 국제 마약밀수 등을 일삼는 LGKK에서 활동하다 강도죄로 12년을 복역한 뒤 2001년 국내로 추방됐다. 그는 재작년 멕시코로 건너가 히로뽕 밀수에 손을 댔다고 검찰은 전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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