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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가계 빚 ‘시한폭탄’… 퇴로가 없다

입력 : 2011-06-07 19:25:58 수정 : 2011-06-07 19:2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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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대비 채무 17.8% 월급쟁이의 2배… 상환능력은 절반
저축률도 12.8%로 저조… 담보대출→연체 악순환 허덕
서울에서 조그만 물류사업을 하는 양모(36)씨는 ‘빚’ 얘기만 나오면 골치부터 아프다고 한다. 주택 구입 등에 들어간 대출 이자로 매월 꼬박꼬박 150만원씩 내고 있으나, 수입은 신통치 않아서다. 양씨는 “작년이나 올해나 버는 돈의 절반 넘게 이자로 나가니 저축은 꿈도 못 꾼다”며 한숨 쉰다. 그는 요즘 부업 준비로 바쁘다. 생활고에 찌든 자영업자는 양씨만이 아니다. 갚아야 할 빚은 많은데 수입은 늘지 않아 이중고를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은 주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자영업 가구의 빚은 가계빚 중에서도 먼저 터질 시한폭탄이라는 우려가 퍼지는 상황이다. 자영업 가구는 전체 가구의 30%가량을 차지한다.

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 가구의 자산총액은 3억8847만원, 부채총액은 6896만원으로 총자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17.8%에 달했다. 자영업자의 총자산 대비 총부채 비중은 전체 가구의 평균(15.6%)이나 매달 월급을 받는 근로자인 상용임금근로자(15.5%)보다 2%포인트 이상 높다.

부채가 있는 가구만 따로 구분해 비교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부채 보유 가구 가운데 자영업 가구의 총자산은 4억4828만원, 총부채는 9927만원으로 부채 비중은 22.1%다. 역시 전체 가구의 평균(21.3%), 상용임금근로자의 부채 비중(21.1%)을 웃돈다.

자영업자는 양씨와 같이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중이 현격히 높았다. 부채가 있는 자영업 가구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중은 106%로 자산보다 빚이 더 많았다. 상용임금근로자(56.1%)는 물론 전체 평균(75.5%), 일용임금근로자(90.6%)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부채 유무에 관계없이 전체 가구를 보더라도 자영업 가구의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중은 78.7%로 상용임금근로자(37.3%)의 2배가 넘었다. 역시 전체 평균(49.5%)과 일용임금근로자(48.6%)보다 높았다. 이는 자영업자의 부채상환능력이 상용임금근로자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는 뜻으로, 앞으로 자영업자가 금리 인상 파고에 더욱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보여준다.

자영업 가구는 부채가 많은 만큼 저축률은 전체 평균치를 밑돌았다. 전체 자영업 가구의 자산총액 대비 저축률은 12.8%로 상용임금근로자(18%)나 일용임금근로자(16.4%)보다 훨씬 낮았다. 부채 보유 가구의 저축률은 자영업이 11.8%였고, 상용임금근로자는 16.2%, 일용임금근로자와 전체 평균이 각각 13.4%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핵심 문제는 자영업자”라며 “선진국에 비해 자영업 비중이 크고, 자영업자 대부분이 금융기관에서 빚을 내서 창업하고 음식점 등 특정 업종에 쏠리다 보니 열에 여덟은 적자를 본다는 통계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는 적자를 메우고 생활비를 조달하려고 주택담보대출을 받게 되고, 수입이 들쭉날쭉해 연체도 자주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 큰 문제는 퇴로마저 막혀 있다는 점이다. 권리금을 받고 가게를 넘기려 해도 원하는 액수를 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이 매물로 등록된 수도권 소재 점포 2707개를 대상으로 2∼3월과 4∼5월의 권리금을 비교한 결과 평균 권리금은 1억2292만원에서 1억1405만원으로 887만원(7.22%) 떨어졌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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