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퇴역장군 100명 초청 논란

中, 신해혁명 100주년 기념행사에 예비역 대거 초청

대만, 군기밀 노출ㆍ군기저하 등 우려 `민감 반응'

중국이 오는 10월 10일 신해혁명(辛亥革命) 100주년을 맞아 우한(武漢)에서 열리는 양안 공동행사에 대만의 예비역 장성 100여명을 대거 초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군사기밀 누출, 군의 충성심과 사기 저하 등을 우려하는 대만이 예비역 장성과 장교들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지켜야 할 행동규범을 만들기로 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21일 대만의 연합보(聯合報)를 인용해 중국이 오는 10월 우한에서 거행되는 신해혁명 100주년 기념행사에 대만의 예비역 장군 100명을 초청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대만의 예비역 장성을 대거 초청하기로 한데 대해 대만 정부와 군부는 다각적인 채널을 동원해 예비역 장성들에게 신해혁명 10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자제하도록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대만의 양안관계 전담 부서인 대륙위원회는 예비역 장성과 장교들이 중국 방문 때 지켜야 할 사항을 규정한 행동규범을 만들고 있다고 연합보는 전했다.

이 행동규범에는 중국을 방문한 예비역 장성 및 장교들이 중국 언론과 인터뷰 때 신중을 기하고 양안관계에 관련한 어떠한 합의문이나 문서에도 서명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만의 예비역 장군 단체 대변인은 "우리는 아직까지 중국으로부터 공식적인 초청을 받은 바 없다"면서 법률의 근거로 예비역 장군들의 중국 방문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대만의 법률에는 전역한지 3년이 지난 예비역 장성들은 안보 및 군사기밀과 관련한 사업상의 이유가 아니라면 중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대만 정부와 군부가 이처럼 예비역 장성들의 중국 방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달 초 공군 4성장군 출신인 샤잉저우(夏瀛洲) 전 공군 부총사령관의 발언 내용이 발단이 됐다.

샤잉 장군은 중국 방문 때 "국민당군이나 공산당군이나 구분없이 모두 중국 군대"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만에서는 논란이 빚어졌다.

대만 제1야당 민진당은 성명을 통해 "이 퇴역 장군의 발언은 대만의 국가 존엄성과 군대의 사기를 중대하게 훼손시켰다"고 맹렬하게 비난했다.

급기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지난 9일 가오화주(高華柱) 국방부장 등을 총통부로 불러 진상 조사와 함께 '퇴역장군 대륙지구 방문 행위규범과 원칙'을 제정하라고 지시했다.

신해혁명은 1911년 쑨원(孫文)의 주도로 청 왕조를 무너뜨리고 중국 최초의 공화정을 세운 역사적인 사건으로, 10월 10일 우한(武漢)시 우창(武昌) 봉기를 기념일로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