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난청환자들이 늘고 있다. 나이가 듦에 따라 청력이 떨어지는 데다 소음 환경에 장시간 노출된 노인들의 난청이 증가하고 있다. 난청 시기도 빨라져 50대에서도 노인성 난청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게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난청이 있으면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대인관계 등에서의 소외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또 이로 인해 우울증이나 스트레스가 생기기도 하는 만큼 적절한 치료와 조치가 필요하다. 난청을 해소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보청기 착용이다. 노인성 난청 환자를 위해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제시하는 보청기의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 살펴봤다.

보청기는 소리를 알맞게 증폭해 난청인의 청력을 보완해주는 정밀 의료기기다. 그 종류도 다양하며 가격도 몇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보청기를 처음 구입하여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보청기를 선택하기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먼저 귀의 진찰과 정밀한 청력검사가 필요하다. 함부로 보청기를 사용하다 보면 수술로 치료될 수 있는 경우인데도 불편하게 보청기를 사용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이때는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난청을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 보청기의 선택은 단순히 청력 손실의 정도만을 보는 것이 아니며, 여러 가지 요인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환자에게 맞는 보청기를 결정하게 된다.
보청기는 착용 형태에 따라 고막형, 외이도형, 귓바퀴형, 귀걸이형 등이 있다. 환자 마음대로 고르는 것이 아니라 청력의 상태에 따라 착용 형태가 달라진다. 고막형은 안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크기가 작아 증폭량이 적은 단점이 있다. 귀걸이형은 크기가 큰 대신 증폭량이 많은 장점이 있다. 따라서 무조건 비싼 보청기보다는 귀 모양, 난청 정도, 생활환경, 경제적인 능력 등을 고려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보청기를 선택할 필요성이 있다.
소리이비인후과 이호기 원장은 “보청기를 착용하기 전에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중이염 등 귀의 염증성 질환의 유무 및 수술적 치료에 의한 청력 개선 가능성 등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난청의 정확한 진단과 더불어 개개인에게 맞는 정확한 보청기 처방·제작·착용 및 계속적인 유지 관리를 책임지는 보청기 전문 프로그램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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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인후과 전문의가 난청환자의 보청기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보청기는 착용 전 전문의로부터 난청의 정도와 귀 질환의 유무 등을 진단받아 자신의 상태에 맞는 것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
보청기를 처음 사용할 때는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새 신발을 샀을 때 발이 그 신발에 적응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다. 발보다 더 예민한 감각기관인 귀는 보청기를 처음 착용했을 때 답답함이나 이물감 등은 물론 보청기를 통해 새로운 소리에 우리의 뇌가 적응하는 시간까지 필요하다. 사람마다 개인 차이가 있으나 4∼8주의 시간이 걸린다.
보청기를 처음 착용한 일주일 동안은 하루 1시간씩만 착용하고 그 다음주부터 하루에 2∼3시간씩 늘려서 착용하며 피곤할 정도로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또 집중해서 듣는 요령을 익히고,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주의 깊게 살피는 게 중요하다. 가능하면 한번에 상대하는 대화 상대를 3명 이내로 줄이고, 소음이 많은 곳에서는 보청기 음량을 줄여야 한다.
보청기 착용자가 빨리 보청기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대화할 때 목소리는 크지 않게 보통으로 이야기하되, 천천히 또박또박 이야기한다. 말을 시작하기 전에 보청기를 착용한 사람의 주의를 시각적으로 집중시키고, 얼굴과 입 모양이 명확하게 보이도록 한다. 보청기를 착용한 사람과 되도록 가까이에서 이야기해야 하며, 놓친 단어를 다시 말하기보다는 문장이나 구절 자체를 반복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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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바퀴형 보청기 |
이 원장은 “보청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배터리 뚜껑을 열어 놓은 상태로 보관 통에 넣어서 보관하며 밤에 잘 때는 습기제거통에 보관해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올바른 기능 유지와 사용을 위해 6개월마다 점검을 받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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