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로 기차여행을 통해 10차례나 전국을 누비면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철도여행 안내서 ‘청춘, 내일로’를 펴낸 박솔희(21·숙명여대 정보방송학과·사진)씨는 “기차를 이용해 우리나라의 구석구석을 보는 것이 얼마나 매력 있는 것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2009년 기차를 타고 충남 논산 집에서 서울에 있는 학교에 다니면서 자연스레 내일로 티켓을 알게 됐다”는 그는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 내일로여행의 큰 수확”이라고 밝혔다.
“해질녘 산에서 길을 잃어 양봉하는 노부부의 집에서 자고, 러시아에서 온 무전여행자와 동행하다 함께 히치하이크를 하기도 했고, 무턱대고 사찰에 찾아가 재워 달라고 하다가 쫓겨났던 경험이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값진 추억으로 남습니다.”
“2010년 6월 말부터 두 달 동안 다섯 차례의 내일로티켓으로 35일간이나 기차여행을 했다”는 그는 “유럽배낭여행을 가는 사람을 위해서는 어디에 가면 좋은 게스트하우스가 있고, 어디에선 무엇을 봐야 하는지 같은 사소한 정보까지 알려주면서도, 정작 우리나라 시골 기차역 주변에는 무료 숙박시설이 있고, 친절한 역무원이 여행지까지 바래다 준다는 것은 찾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대학생들이 보는 신문에 여행기를 기고하면서 관련 서적을 찾다 보니, 국내 여행정보가 턱없이 부족함을 느껴 직접 체험하고 정보를 모아 책으로 엮어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가 펴낸 ‘청춘 내일로’에는 ‘초보 내일러’를 위해 분 단위로 짠 일정표부터 100원까지 알뜰히 챙긴 여행 예산까지 실용적인 정보를 가득 담고 있다.
그는 주변사람들로부터 “전국을 열 번이나 넘게 홀로 누빈 탓인지 이십대 여대생이라기보다는 인생의 경륜을 쌓아 온 대학교수를 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는 말을 듣곤 한다.
그는 “길이 없는 곳이라도 누군가 걸어가면 길이 된다고 하는데, 내일로 여행길에 가느다란 오솔길을 냈으니 맘껏 걷고 다녀주길 바라는 마음이다”는 말로 이 책의 의미를 설명했다.
류영현 기자 yhry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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