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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무주택 서민들만 피해 본다?

입력 : 2011-07-20 16:24:25 수정 : 2011-07-20 16: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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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중심 전셋값 상승초래…수도권 전체 세입자에 파급 서울 강서구에서 아파트 전세살이를 하는 회사원 J씨는 최근 집주인의 전화를 받았다. 1억9000만원인 전셋값을 2억3000만원으로 올리겠다는 통보였다. J씨가 금액을 낮춰 달라고 요구하자 집주인은 뜻밖의 말을 털어놨다. 자신도 동대문구에서 전세를 사는데 그 곳 집주인이 세를 올려 달라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집주인 말에 J씨는 내심 속이 뜨끔했다. J씨 역시 경기 김포에 자기 집이 있고, 오른 전셋값의 일부를 세입자에게 떠넘길 참이었기 때문이다. J씨는 고민끝에 자기 집 세입자에게 연락했고, 전셋값 애기를 꺼냈다. 당황스러운 건 세입자 반응이었다. 전셋값 인상 요구를 순순히 받아들인 것. 그 세입자 역시 자기 집이 인천에 있고, 그곳 전셋값을 올려받으면 된다는 입장이었다.

내 집을 두고 전세나 월세를 사는 이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서울 잠실 아파트단지 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을 소개하는 게시물이 나붙어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하우스 노마드’가 늘어나면서 이들이 전세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J씨의 사례처럼 곳곳에서 전셋값 연쇄 상승 작용을 일으키는 발단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는 다단계사업처럼 누군가가 마지막 덤터기를 쓸 수밖에 없다보니 결국 피해는 무주택 서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지적이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본인이 사는 집 전셋값 상승분이 자기 집 세입자로 전가되는 진앙은 서울 강남 3구로 꼽힌다. 이들 3구의 3.3㎡당 평균 전셋값은 1100만∼1200만원 선이다. 이곳 전셋값이 일단 오르면 그 여파가 ‘서울 외곽→서울 인접 수도권→수도권 외곽’ 등 수도권 전체로 번져 일종의 ‘노마드(유목민) 효과’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의 2010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전세 가구의 타지주택 소유 비율은 무려 36.29%에 달한다. 강남 3구에서 전세를 사는 10가구 중 4가구 가까이는 다른 곳에 자기 집을 갖고 있다는 의미인데, 그 비율이 다른 구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구별로는 강남구가 총 전세 6만7642가구 가운데 2만7636가구가 타지에 주택을 소유해 타지 주택 소유 비율 40.85%로 서울 25개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서초구가 40.52%, 송파구는 30.27%의 타지 주택소유 비율을 보였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지금 살고 있는 집 전셋값이 오름에도 불구하고 자녀 교육 등의 문제로 본인 집으로 돌아기기 힘든 경우라면 전셋값 상승분을 자기집 세입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고 그 비용은 결국 하위 세입자에게 계속 떠넘겨지게 될 것”이라며 “특히 대출을 끼고 자기 집을 산 경우라면 은행 추가 대출이 어렵다보니 그럴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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