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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버릇 고치려다" 아들 잃은 어머니

입력 : 2011-07-22 08:54:29 수정 : 2011-07-22 08:5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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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다니던 특공무술체육관 전직 관장에게 아들 훈육 부탁
집단 구타로 사망하자 범행 은폐하려고 화장
어머니가 가출이 잦은 중학생 아들의 버릇을 잡는다며 아들이 다니는 특공무술 체육관 전직 관장에게 훈육을 부탁했다가 아들이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사망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광주 모 중학교 1학년에 다니는 A(13)군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가출을 밥 먹듯 했다.

이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던 A군의 어머니(38)는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 고민을 얘기했고, 이 지인은 전직 특공무술 관장인 남편 B(34)씨에게 부탁해 부모 말을 잘 듣도록 버릇을 고쳐주겠다고 제의했다. 

"세상에 이것으로 아이를 때리다니" 가출이 잦은 아들의 버릇을 고쳐달라는 어머니의 부탁을 받고 중학생(13)을 목검 등으로 때려 숨지게 한 특공무술 체유관 전직 관장과 사범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연합>
부탁을 받은 B씨는 지난 5월 25일 광주 서구 쌍촌동 자신이 관장으로 일했던 체육관으로 A군을 데려갔다.

그는 "정신이 들게끔 혼내 주겠다"며 현 체육관 관장, 사범 2명 등과 합세해 목검 등으로 A군의 엉덩이와 허벅지 등을 약 30여 분간 구타했다.

심지어 이들은 겁에 질려 공포에 사로잡힌 A군에게 "대련을 해 나를 쓰러뜨리면 집에 보내주겠다"며 주먹과 발로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집에 돌아온 A군은 복부 등에 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119에 실려 집 근처 병원에 갔으나 생명이 위독, 대학병원으로 옮겨졌고 폭행당한 지 9시간 만에 결국 숨졌다.

이들은 병원에서 병으로 죽었다는 사망진단서를 받은 뒤 다음 날 곧바로 A군을 화장했으며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아무 일도 없었던 듯 태연하게 일상생활을 해왔다.

10년 전 남편과 이혼한 뒤 아들 둘을 키워온 A군의 어머니는 경찰에서 "경황이 없어 그냥 화장했다"고 진술했다.

A군의 어머니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 화장한 아들의 유골을 며칠간 보관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 결과 A군과 A군의 형(16)은 가출했다는 이유로 전에도 목검 등으로 맞은 적이 있으며 형은 같은달 19일 다른 체육관 관장(26) 등으로부터도 폭행을 당했고 어머니 또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1일 폭행 치사 등의 혐의로 전ㆍ현직 관장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A군의 형을 구타한 다른 체육관 관장을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신이 피의자에게 자식을 부탁해 일이 벌어진데다 아들을 잃은 슬픔에 바로 신고를 하지 못했으며 피의자들은 자신들의 범행을 은폐하려고 일부러 화장을 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A군의 어머니에 대해 폭행 교사 혐의를 적용해 형사 입건할지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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