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에 가까운 사망자를 낸 노르웨이의 연쇄테러는 노르웨이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특히 우토야섬에서는 1시간30분가량 ‘학살극’이 벌어지면서 최소한 85명이 숨져 단일 총기 범행으로는 최대 피해자를 낸 사건이 될 전망이다.
‘천국의 섬’이 한순간 지옥으로
22일 우토야섬 학살 현장에서 간신히 살아난 사람들은 천국으로 불렸던 우토야섬이 한순간 지옥으로 변했던 끔찍한 참상을 전했다. 이날 노동당의 청소년 정치캠프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키가 큰 금발의 남성이 경찰 복장을 한 채 사람들을 불러모은 후 가방에서 총을 꺼내 양손에 들고 무차별 발사했다고 전했다. 일부 목격자는 용의자가 M16 소총을 갖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한 생존자는 “일행과 함께 오슬로 폭탄테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경찰이 도착했으니 우린 이제 안전하다’고 외쳤다”며 “이후 경찰이 갑자기 사람들 한 명 한 명을 겨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총격 시작 후 섬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려는 사람들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일부는 500m가량 떨어진 육지나 섬의 다른 쪽을 향해 필사적으로 헤엄쳐 탈출을 시도했고, 일부는 언덕이나 바위에 몸을 숨겼으며, 이미 숨진 사람들에 섞여 엎드린 채 죽은 척하는 사람도 있었다. 총을 든 남성은 죽은 척하며 엎드려 있던 사람들과 물에 뛰어들어 헤엄쳐 달아나는 사람들을 향해서 다시 총격을 가했다. 섬 안에 있는 학교 건물에 숨어 있던 이들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범인은 말 한마디 없이 시종일관 주도면밀하고 침착하게 무방비 상태의 사람들을 공격했다. 헤엄쳐 섬을 탈출한 한 소녀는 “그는 너무나 침착했다. 기괴할 정도였다”며 “확신에 찬 태도로 천천히 섬을 이동하면서 사람들이 보이는 족족 총을 쐈다”고 현지 방송 TV2에 말했다.
고립된 섬… 경찰 늑장출동 피해 키워
희생자들은 테러범이 경찰 복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처 의심하지 못하고 화를 입었다. 게다가 사건 당일 행사장에는 다음날로 예정된 옌스 스톨텐베르그 총리의 연설을 앞두고 700여명이 모여 있어 피해 규모가 커졌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캠프 참가자들은 대체로 14∼19세의 청소년들이었다.
사건 현장이 고립된 섬이어서 경찰의 출동도 지나치게 늦어졌다. 경찰은 이날 수도 오슬로에서 30.5㎞ 떨어진 우토야섬에서 총격이 시작된 지 무려 1시간30분이 지나서야 사건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은 헬리콥터를 빨리 구하지 못해 섬으로 건너갈 배를 찾다 보니 출동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그동안 용의자는 섬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니면서 10대 수백 명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다 경찰이 도착하고 나서야 투항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유럽 공동경찰기구인 유로폴은 23일 5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대테러 태스크포스를 꾸린다고 밝혔다. 서렌 페데르센 유로폴 대변인은 태스크포스가 앞으로 몇 주 동안 노르웨이를 비롯해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 나라들이 비(非)이슬람 세력의 위협에 대해 수사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천국의 섬’이 한순간 지옥으로
22일 우토야섬 학살 현장에서 간신히 살아난 사람들은 천국으로 불렸던 우토야섬이 한순간 지옥으로 변했던 끔찍한 참상을 전했다. 이날 노동당의 청소년 정치캠프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키가 큰 금발의 남성이 경찰 복장을 한 채 사람들을 불러모은 후 가방에서 총을 꺼내 양손에 들고 무차별 발사했다고 전했다. 일부 목격자는 용의자가 M16 소총을 갖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한 생존자는 “일행과 함께 오슬로 폭탄테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경찰이 도착했으니 우린 이제 안전하다’고 외쳤다”며 “이후 경찰이 갑자기 사람들 한 명 한 명을 겨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총격 시작 후 섬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려는 사람들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일부는 500m가량 떨어진 육지나 섬의 다른 쪽을 향해 필사적으로 헤엄쳐 탈출을 시도했고, 일부는 언덕이나 바위에 몸을 숨겼으며, 이미 숨진 사람들에 섞여 엎드린 채 죽은 척하는 사람도 있었다. 총을 든 남성은 죽은 척하며 엎드려 있던 사람들과 물에 뛰어들어 헤엄쳐 달아나는 사람들을 향해서 다시 총격을 가했다. 섬 안에 있는 학교 건물에 숨어 있던 이들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범인은 말 한마디 없이 시종일관 주도면밀하고 침착하게 무방비 상태의 사람들을 공격했다. 헤엄쳐 섬을 탈출한 한 소녀는 “그는 너무나 침착했다. 기괴할 정도였다”며 “확신에 찬 태도로 천천히 섬을 이동하면서 사람들이 보이는 족족 총을 쐈다”고 현지 방송 TV2에 말했다.
고립된 섬… 경찰 늑장출동 피해 키워
희생자들은 테러범이 경찰 복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처 의심하지 못하고 화를 입었다. 게다가 사건 당일 행사장에는 다음날로 예정된 옌스 스톨텐베르그 총리의 연설을 앞두고 700여명이 모여 있어 피해 규모가 커졌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캠프 참가자들은 대체로 14∼19세의 청소년들이었다.
사건 현장이 고립된 섬이어서 경찰의 출동도 지나치게 늦어졌다. 경찰은 이날 수도 오슬로에서 30.5㎞ 떨어진 우토야섬에서 총격이 시작된 지 무려 1시간30분이 지나서야 사건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은 헬리콥터를 빨리 구하지 못해 섬으로 건너갈 배를 찾다 보니 출동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그동안 용의자는 섬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니면서 10대 수백 명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다 경찰이 도착하고 나서야 투항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유럽 공동경찰기구인 유로폴은 23일 5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대테러 태스크포스를 꾸린다고 밝혔다. 서렌 페데르센 유로폴 대변인은 태스크포스가 앞으로 몇 주 동안 노르웨이를 비롯해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 나라들이 비(非)이슬람 세력의 위협에 대해 수사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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