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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주의 광기… 증오의 학살 불렀다

입력 : 2011-07-25 08:52:06 수정 : 2011-07-25 08: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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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폭탄테러·총기 난사… 93명 사망

테러범은 기독교 근본주의자… 공범 조사
그동안 국제적 분쟁이나 테러가 일어난 적이 없었던 ‘평화의 땅’ 노르웨이가 극우주의자의 연쇄테러로 충격에 빠졌다.

22일(현지시간) 오후 3시30분쯤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시내 정부청사 인근에서 폭탄이 터진 데 이어 2시간 뒤 오슬로에서 30여㎞ 떨어진 우토야 섬 노동당 청소년캠프 행사장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 최소 93명이 숨졌다.

현지 경찰은 노르웨이인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2)를 용의자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브레이비크가 단독 범행을 주장했으나, 사건 현장에서 총을 든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라 추가 수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레이비크의 변호사 게이르 리페스타드는 현지 공영방송 NRK에 “브레이비크가 자백했다”며 “자신의 행위가 잔혹한 것이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필요한 것이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브레이비크는 이번 사건을 무슬림(이슬람교인) 확산에 대항하는 ‘기독교 전쟁’이라 칭하고 준비 과정을 자세히 정리한 성명(manifesto)을 남겼다고 사건 조사에 정통한 관계자가 전했다. ‘2083: 유럽 독립선언서’라는 제목의 성명에 따르면 그는 적어도 2009년 가을부터 이번 테러를 치밀하게 준비해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인다.

성명 중반부에는 다문화주의와 무슬림 이민자 급증에 따른 ‘유럽형 내전’을 시기별로 나누고, 현재가 비밀 점조직의 군사적 기습공격이 발생하고 보수세력이 강화되는 시기라고 분석해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이 주목된다.

경찰은 오슬로 정부청사에 아직 시신이 남아 있고 우토야 섬에서도 최소 4명이 실종 상태인 점으로 미루어 사망자 수가 더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오슬로 시내 빌딩에 아직 터지지 않은 폭발물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노벨 평화상을 시상하고 각종 평화협약을 중재하는 등 국제 평화의 상징국이었던 노르웨이는 이 같은 사건이 벌어지자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총리는 우토야 섬을 방문한 자리에서 “2차대전 이래 우리나라는 이 같은 규모의 범죄를 경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자리에서 “‘열린 사회’를 이런 범죄로 무너지게 할 수 없다”며 결의를 다졌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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