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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 소녀, 노르웨이 총격 현장에서 엄마에 문자메시지로 공포 생중계

입력 : 2011-07-27 15:56:15 수정 : 2011-07-27 15: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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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경찰에 서둘러 출동하라고 말좀 해줘.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

마리안느 브렘네스는 지난 22일 저녁 딸 율리 브렘네스로부터 이 같은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우퇴야섬에서의 총격 테러 사실을 알지 못했던 마리안느는 처음에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했다. 하지만 곧 "엄마 때때로 엄마와 싸우기도 했지만 여전히 엄마를 사랑해"라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마리안느는 이때서야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율리에게 일어나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TV를 켰고 우퇴야섬에서 총격 테러가 벌어지고 있는 것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 마리안느는 율리에게 "5분마다 네가 살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문자메시지를 보내라"고 문자를 보냈다.

마리안느는 율리가 처음 메시지를 보낸 것은 5시10분께였다고 말했다. 첫 문자는 "엄마, 미친 남자 한 명이 마구 총을 쏘고 있어. 경찰에 서둘러 출동하라고 말좀 해줘"라는 것이었다고 마리안느는 밝혔다.

그녀는 율리가 다른 소년 2명, 소녀 1명 등 3명과 함께 해변가 바위 틈에 숨어 범인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의 총격을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지만 율리와 함께 숨어 있던 다른 3명 모두 무사했다. 마리안느는 율리가 살아남아 정말 기쁘다며 침착하게 행동한 율리는 진짜 강한 아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율리와 마리안느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

"엄마, 경찰에 서둘러 출동하라고 말좀 해줘.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

"알았다 율리. 경찰이 곧 갈거야. 전화할 수 있니?"

"아니, 경찰에 미친 남자 한 명이 여기저기서 사람들에게 총을 쏘고 있다고 전해줘. 서둘러 출동해야만 해"

"경찰도 알고 있어. 좋지 않은 상황이구나. 경찰이 곧 갈 거야. 5분마다 살아 있다고 메시지를 보내"

"알았어"

"아직 살아 있어"

"알았다, 딸아. 꼼짝 말고 계속 숨어 있어.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경찰이 가고 있어. 죽거나 다친 사람을 봤니?"

"우리는 해변가 바위 틈에 숨어 있어"

"정말 잘했구나. 모두 안전해지면 할아버지에게 너를 보도 오도록 부탁해야겠구나. 할아버지를 볼 수 있겠지?"

"그럴 거야"

"할아버지에게 당장 전화해야겠다"

"엄마에게 때때로 소리지르곤 했지만 엄마를 사랑해. :). 약간 무섭긴 하지만 패닉 상태는 아니야"

"알았다 내 딸아. 나도 너를 정말 사랑한다. 아직도 총소리가 들리니?"

"아니"

"트롬 마을의 다른 아이들은 어떤지 혹시 아니? 할아버지에겐 전화했단다"

"경찰이 도착했어"

"범인도 경찰 복장을 하고 있대. 조심해야 한다. 지금 상황은 어떠니?"

"아직도 계속 총을 쏘고 있어"

"오빠 요르겐은 헤엄쳐서 탈출했단다. 지금 아버지와 얘기하고 있다. TV에선 온통 우퇴야섬 총격 사건 얘기 뿐이다. 조심해라"

"난 아직 괜찮아"

"고맙구나"

"경찰이 우리를 구해주겠지. 총 소리가 또 들려. 숨어야겠어"

"그래라. TV에선 경찰이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빨리 구조됐으면 좋겠어. 경찰이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경찰이 이미 도착했다. 곧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거야. 내일 집으로 가는 비행기 편을 예약해야 할까"

"그것까지 생각할 수 없어. 범인이 잡혔는지 알겠어?"

"넌 괜찮을거야. 계속 TV를 보고 있어. 너 아직 거기 있는 거지?"

"그래. 지금 헬리콥터가 날고 있어"

"눈에 보이니?"

"물에 빠진 사람들을 보고 있어. 우리는 그들을 건질 수 없어. 뉴스에 나오는 얘기들은 어때?"

"경찰이 우타야섬에 도착했다는구나. 아직 범인을 잡았다는 얘기는 없어. 그러니 지금 있는 곳에 계속 숨어서 누군가 구해줄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 아 지금 막 범인이 잡혔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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