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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6개 시도, 산사태 위험 1급 판정 받고도 관리 손놨다

입력 : 2011-08-01 15:44:58 수정 : 2011-08-01 15: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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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위험 방치하는 지자체

서울 산림 42%가 위험 1·2등급…지정·관리 지역은 1곳도 없어
서울시를 비롯한 6개 시도가 산사태위험지역을 전혀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산사태가 매년 늘어나 피해는 대형화하고 있지만 행정당국은 손놓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산사태 발생 위험 1등급지였던 서울 우면산. 이 산도 위험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체계적인 산사태 관리와 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우면산 사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재난 위험 방치하는 지자체

31일 산림청에 따르면 현재 서울, 경기, 인천, 대구, 광주, 제주 등 6개 시도가 산사태위험지역을 한 곳도 지정·관리하지 않고 있다. 나머지 10개 시도가 지정한 산사태위험지역도 72개소, 67ha에 그친다. 게다가 산사태위험지역은 담당 공무원들이 객관적인 자료나 과학적인 방법보다는 주관적인 판단으로 지정하는 경우가 많다.

전국 산림면적 547만4497ha 가운데 산사태 발생 위험이 큰 1, 2등급이 313만3111ha(57.3%)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지자체의 산사태위험지역 지정이 얼마나 형식적인지를 보여준다. 산사태 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1등급만도 29만3000ha(5.4%)에 달해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지정·관리가 요구된다.

우면산 산사태로 엄청난 인명·재산 피해가 난 서울시의 경우 산사태위험지역으로 지정한 곳은 단 1군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산림청은 서울시내 산림 1만3200ha 가운데 120ha(0.9%)를 산사태 발생 위험 1등급으로 판정했으며, 2등급으로 분류된 면적은 5488ha(41.6%)나 된다. 서울시내 산림의 42.5%가 산사태 위험을 안고 있는 셈이다.

대구시도 산사태위험지역을 지정하지 않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산림청이 파악한 대구시내 산림 4만7000ha 중 산사태 발생 위험 1등급은 4671ha(9.9%)이고, 2등급인 2만2480ha(47.8%)를 포함하면 57.7%의 산림에서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산사태 발생 위험 1등급에 포함된 산림 면적이 13.2%에 이르는 광주시도 산사태위험지역을 지정하지 않고 있다. 인천과 경기, 제주도 상황은 비슷하다. 1등급 비율은 인천과 경기가 각각 6.2%, 3.6%이고 제주는 1등급 지역은 없지만 2등급 지역은 0.2% 정도 분포한다.

‘무능행정’과 주민 이해관계

전문가들은 산사태위험지역을 지정·관리하지 않으면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발생 때 제대로 대처하기 힘들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윤호중 박사는 “집값 하락 등을 우려한 주민들과 산사태가 발생할 경우 책임 문제에 휩쓸리거나 지속적인 관리의 어려움을 걱정하는 지자체의 입장이 맞아떨어져 산사태위험지역이 제대로 지정되지 않고 있다”며 “과학적으로 산정한 기준에 따라 산사태위험지역 지정과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산사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토석류 피해 예측지도를 전국화하는 일도 시급하다. 토석류 피해예측지도는 산사태가 발생했을 때 쏟아져 내리는 토석류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미리 알 수 있게 해준다. 피해위험구역 내 주민들은 산사태 경보 때 안전하게 대피하는 기준으로 활용하거나 사방댐과 같은 재해예방 구조물 설치 때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토석류 피해예측지도를 만들어 내년에 산사태위험지 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연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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