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정양 |
이들이 tvN의 오디션 프로그램 ‘코리아 갓 탤런트’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오디션 열풍이 부는 한국 사회에 또 하나의 신데렐라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일 밤 경희대 평화의전당. 이날 결선은 11시부터 2시간 동안 이어졌다. 관객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역시 여고 2년생 팝핀 댄서 주양이었다. 상체를 완전히 뒤로 젖힌 채 허리의 힘만으로 서서히 몸을 일으킨 그는 황금빛 의상에 선글라스와 모자를 쓰고 흥겨운 리듬에 맞춰 춤을 췄다. 공연이 끝난 뒤 땀을 흘리며 숨을 고르는 얼굴은 앳되고 청순했다.
주양은 “자신에게 특별한 춤의 재능이 있는 게 아니라 노력을 더 많이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주양은 시청자 문자투표를 통해 가장 많은 표를 얻으며 ‘껌팔이 폴 포츠’ 최씨를 누르고 일인자에 등극했다.
이날 주양은 상금 3억원과 함께 부상으로 크로스오버 자동차를 받았다. 앞서 예선과 준결승 무대에서 그는 탁월한 댄스 실력으로 ‘팝핀 여제’란 별명을 얻었다. 강렬하면서도 화려한 테크닉으로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는 여유와 흥겹게 무대를 즐기는 모습까지 보여, ‘댄스황제’ 장우혁이 함께 공연하고 싶다는 말을 남길 만큼 화제를 낳기도 했다. 결승전에 앞선 네티즌 인기투표에서도 18%의 지지를 받아 1위에 오르는 등 우승을 예고했다.
2위에 오른 최성봉 씨도 화제의 인물이다. 3살 때 고아원에 맡겨진 후 구타를 못 이겨 5살 때 도망쳐 나와 껌팔이와 막노동 등으로 연명하다 초·중등 검정고시를 거쳐 대전예고 성악과를 졸업한 그의 인생은 드라마틱하다. 외신에 그의 이야기를 전할 정도다.
청아한 목소리로 ‘넬라 판타지아’를 부른 그는 “이 자리까지 온 것만으로도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울먹였다.
이날 결승전 승자는 심사위원이 매기는 점수 없이 시청자들의 문자투표로 가려졌다. 시청자와 네티즌들은 한편의 감동적인 ‘인생 드라마’보다는 마음과 눈길을 앗아간 ‘실력’을 선택한 셈이다.
최성봉씨 |
주민정 양은 “오로지 춤으로 승부하자는 각오로 매일 오후 2시부터 새벽 5시까지 연습했다”고 털어놓았다. 무대 뒤에서 만나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려들자 “성적이 궁금하신 거죠? 중간이에요. 나쁘지 않죠? 친구들과는 잘 지내요”라며 웃고 돌아서는 주양은 영락없는 대한민국 여고 2년생이었다.
이날 결승전은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세계에 생중계됐고, 미국 ABC·CNN, 일본 마이니치신문 등 외신들도 결승 현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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