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野 후보 타격가능성 `촉각'..한나라 `우려' 10ㆍ26 재보궐선거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급부상하면서 재보선 구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안 교수와 매우 가까운 사이인 `시골의사' 박경철씨는 2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개인적으로 안 교수가 경륜을 더 크게 펼치길 바라고 있다"며 "특히 정치적 오염을 쫙 빼버리고 행정가로서 일한다면 잘할 것같다"고 출마에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또 그는 "안 교수가 이번 주초에 서울시장 출마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한 보도에 대해 "고심이라면 몰라도 결심은 너무 나간 것같다"며 안 교수가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안 교수와 가까운 또다른 인사는 "안 교수가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면 평소 안 교수의 성품으로 봤을 때 90% 이상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출마하더라도 여야 기존 정당이 아닌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출마시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안 교수가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할 경우 재보선 구도는 근본적으로 흔들릴 전망이다.
차세대 지도자로 분류돼온 그가 여야 정치권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새로운 정치'를 선언한다면 그 자체로 선거판에 신선한 충격파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는게 선거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안 교수는 정치권의 줄기찬 러브콜에 "정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서울시장직은 정치가 아닌 '행정'의 영역으로 도전할 가치가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측근들은 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8월에는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안 교수의 주변인사들은 "정치권과 확실한 선을 그어온 안 교수가 출마를 고심하는 것은 서울시장이 상대적으로 행정적 업무 성격이 강해 정치권에 바로 뛰어드는 것에 대한 부담과 거부감이 덜하다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 측근은 평소 안 교수가 "기존 정치세력은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기성 정당이 이런 상황을 고치지 않는다면 국민이 신뢰를 보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전했다.
이 측근은 "안 교수가 출마하면 정치의 대안세력이 되려고 할 것"이라며 "지금은 정말 정치권의 새로운 변화가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새로운 사람들이 나가 새롭게 태어나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여야 정치권은 크게 긴장하며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안 교수가 무소속으로 나설 경우 미칠 유불리를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은 "안 교수가 나온다는 말에 당내 공천심사위원들 사이에 '서울시장 보선은 다 끝났다'는 우려가 나왔다"고 전했다. 반면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 한 의원은 "야권분열이라는 측면에서 한나라당에 유리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며 "우리 쪽에서도 안 교수의 영입을 위해 접촉을 시도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은 "많은 사람의 호감을 갖는 분들이 나오는 것은 좋은 일 아닌가"라면서도 "그런데 정당을 업고 가는 것인가, 무소속으로 나오는 것인가.."라며 촉각을 세웠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가까운 권영진 의원은 "과학계에서는 훌륭한 분이지만 서울시장으로서 적임일지는 의문"이라고 했고, 친이재오계인 권택기 의원은 "경쟁력 있는 후보라면 당에 들어와 당원과 서울시민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안 교수가 여야 기성정당을 선택하지 않고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곤혹스런 표정이다.
성공한 최고경영자이자 바른 지성인으로 유명한 안 교수가 젊은 세대의 표를 흡수할 가능성이 커, 상대적으로 한나라당보다는 야당 후보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상당 부분 지지층이 겹치는 안 교수를 야권의 통합후보 경선 틀 안으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안 교수가 야당으로 오면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일단은 추이를 살피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구도와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안 교수와 함께 `새 인물'로 분류되는 박원순 변호사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높아 두 사람이 모두 본선에 나올 경우 지금까지 여야 대결구도로 형성돼온 선거판이 `기성정치 대 신진정치' 구도로 갈 것이라는 전망마저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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