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정당에 들어갈 바에야 고생을 왜 하겠는가"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가 점쳐지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전략기획 브레인'으로 꼽히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4일 "과거 정치인 중 단기간에 치솟고 꺼지는 경우가 있지만 안철수 원장은 다르다"고 말했다.
안 원장이 출연하는 `희망공감 청춘콘서트' 기획에 참여해온 윤 전 장관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안철수 개인에 대한 신뢰와 감동이 뿌리이므로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안 원장의 서울시장 보선 출마 여부에 대해 "이제는 본인이 하느냐 안하느냐 결심만 남았다"고 말한 데 이어 "(출마할 경우) 승산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윤 전 장관과의 일문일답.
--안 원장의 입장은.
▲이제는 본인이 하느냐 안하느냐 결심만 남았다.
--안 원장의 파괴력이 커보이지만, `거품'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과거 정치인 중 단기간에 치솟고 꺼지는 경우가 있지만, 안 원장은 다르다. 안철수 개인에 대한 신뢰와 감동이 있다. 그게 뿌리이므로 쉽게 꺼지지 않는다.
--안 원장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기존 정당이 국민의 신뢰를 잃었지만 뿌리가 있는 조직이므로 쉽게 보지 않는다. 이긴다는 표현보다 승산은 있다.
--앞으로 활동 방향은.
▲누구도 알 수 없다. 청춘콘서트는 단순하게 시작됐는데, 워낙 열광하니까 모른 척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래 청춘콘서트가 9일 끝나면 추석까지 쉬고 다음 단계에 뭐할지 생각해보자고 했었다.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결정된 이후에도 내부적으로 서울시장 보선은 관심사가 아니었고, 하고자 하는 게 따로 있었다.
--옆에서 어떤 방향으로 조언하는가.
▲판이 커졌다. 나는 한국 정치를 바꾸려고 운동하는 사람이다. 이번의 생산적인 에너지를 한국정치를 바꾸는데 활용해야 한다. 다만 서울시장 보선은 계획한 것도, 예상한 것도 아니다. 다만 안 원장이 과거에 서울시 시스템 문제를 지적한 적은 있었다. 겉치레, 전시성이 돼선 안 되며 서울시 행정에 근본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가벼운 얘기를 한 바 있다.
--안 원장을 대권 후보로 염두에 두고 있나.
▲안 원장 본인의 정치적 성향이 있는지 없는지를 봐왔을 뿐이다.
--서울시장 보선에 나서면 선거운동은 어떻게 하나.
▲안 원장과 박경철 원장 모두 선거 경험이 없다. 주변에서 조금이라도 구경한 것은 나밖에 없다.
--제3정당 창당 얘기도 나온다.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정당을 만드는 것은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조직을 꾸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거대한 공룡 조직을 만들 필요는 없다. 조직을 한다면 `21세기형 조직'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에서 성공하면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것인가.
▲만약 출마 결심을 굳히고 당선된다면 시장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본인 성격도 그렇다. 다만 기존의 1당, 2당이 국민적 신뢰를 잃어 제3세력 얘기가 나온다고 본다. 새 인물에 대한 갈망이 심하다 보니 안 원장에 대한 열망이 있는 것이다. 다만 제3세력은 국민이 지지해줘야 한다.
--국민 지지가 있다면 창당이 가능하다는 말로 들린다.
▲만든다, 안 만든다 정해진 게 없다. 국민이 폭넓은 지지를 해준다는 보장이 있는가. 폭넓은 지지가 있다면 그때 가서 선택의 여지가 많다.
--여야 모두 안 원장에 대한 미련이 많아 보인다.
▲욕심이 안나겠는가. 하지만 기존 정당에 들어갈 바에야 (한국정치를 바꾸려는) 고생을 왜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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