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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범의 신경과 건강] 근육이 멋대로 떨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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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9-27 21:10:43 수정 : 2011-09-27 21: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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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부터 전신 경련까지 증상 다양
반복행동 따른 뇌 변화가 원인인 듯
약물·보튤리늄 독소 주사해 치료
얼굴 근육에 경련이 생겼다고 찾아오는 환자들이 많다. 눈 주변의 근육이 심하게 떨리는가 하면 때로는 눈이 감기기도 하며, 얼굴 근육에 경련이 일어 입꼬리가 올라가기도 한다. 이 같은 현상은 눈꺼풀 경련과 반얼굴연축증이라 불리는 이상운동 질환의 하나이다. 신경계 이상으로 발생한 것으로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가벼운 증세도 있지만,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얼굴 근육의 경련을 보이기 싫어서 대인기피증까지 생기는 증세도 있다. 어떠한 경우에서든 증상이 심하면 전문의의 진찰을 받고 약물 치료, 보튤리늄 독소 주사법 혹은 수술적 방법을 시행해야만 한다.

얼굴 이외에도 목이나 팔다리 혹은 손에도 근육이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수축이 일어나서 비정상적으로 신체 부위가 꼬이는 일이 있는데 이것을 ‘근긴장이상증’이라고 한다.

주로 가만히 있을 때보다는 움직일 때 나타나며, 심한 경우에는 꼬여서 비정상적인 자세를 보일 수도 있다. 글씨를 쓸 때 손가락의 꼬임 증상이 생겨 글씨를 쓸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음악가들에게서 특정 악기를 연주할 때 손이나 팔 등에 근육 수축으로 인한 꼬임이 발생하는 일이 있는데, 이를 ‘음악가의 근긴장이상증’이라고 한다. 독일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로베르토 슈만의 경우도 뛰어난 피아니스트였는데, 피아노 연주할 때 손가락에 근긴장이상증이 발생하여 22살의 나이로 피아노 연주를 포기하고, 작곡가로서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필자의 병원에도 노래를 부르려고 하면, 입 주변의 근육이 수축돼 입이 모이고 목 주변의 근육에 힘이 들어가 노래를 부를 수 없었던 젊은 가수 지망생, 손가락이 꼬이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한 악단의 중년 기타리스트도 있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은 아직 잘 알려져 있지는 않은데, 반복적인 행동이나 많은 연습으로 신체 특정 부위의 감각이나 운동 능력의 변화가 일어나고, 이로 인해 운동·감각을 담당하는 대뇌 피질에 기능적 변화가 발생하여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근긴장이상증은 몸의 특정 부위에만 발생하지 않고, 다리나 팔 끝에서 시작되어 온몸으로 진행되어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는 사례도 있다. 이와 같은 경우를 ‘전신성 근긴장이상증’이라고 하는데, 주로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후의 아이들에게 주로 발생한다. 근육의 수축이 지속적으로 나타나서 관절이 굳어서 변형이 발생하는 일도 있다. 이와 같은 아이들의 경우 ‘뇌성마비’로 잘못 진단되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는데, 전신성 근긴장이상증을 보이는 아이들 중에서 일부는 약물 치료로 많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전문의 진료가 꼭 필요하다.

근긴장이상증은 도파민성 약물이나 항콜린성 약물을 포함한 다양한 약물 치료가 먼저 시도되는데, 약물 치료에 실패하면 보튤리늄 독소의 주사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보튤리늄 독소는 자연에 존재하는 운동신경과 근육 연결부에 작용하여 근육을 마비시키는 물질로서 의학적으로 과다한 근육의 수축으로 발생하는 근긴장이상증, 강직 등에 사용된다.

최근에는 뇌심부자극술이라고 하는 수술적 방법이 목의 비틀림이나 전신성 근긴장이상증에 시도되어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뇌심부자극술은 뇌에 전극을 삽입하여 뇌 안에는 움직임을 조절하는 신경 네트워크의 변화를 조절하여 정상적인 움직임으로 유도하는 수술 기법이다.

고대 구로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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