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학교 재학생 전학 문제없나

22명중 7명 친권자는 인화원 원장
보호자 동의 없이는 전학 불가능
교육청 “이사진 재구성 모색”

청각장애아동들을 상습 성폭행한 사건으로 파문을 일으킨 광주광역시 인화학교의 재학생 처리를 둘러싸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광주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인화학교를 폐쇄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2일 광주시 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사회복지법인 '우석'이 운영하는 인화학교에는 초등 4명, 중학 11명, 고교생 7명 등 모두 22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하지만 재학생 7명의 법률상 친권자가 이들이 거주하는 우석재단의 사회복지시설인 인화원 원장으로 돼 있어 처리가 쉽지 않아 고민에 빠졌다.

2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산구 인화학교의 정문이 취재진과 방문자들의 출입을 차단하기 위해 굳게 닫혀 있다.                                                                                                               광주=연합뉴스

이들의 전학은 물론 학교 내 복지시설 인화원에서 퇴소하는 것도 친권자(후견인)의 동의가 없으면 불가능해서다. 친권자가 있는 재학생 15명은 부모와 학생이 원하면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이나 또 다른 장애인 특수학교로 전학시킬 수 있다.

그러나 부모가 사망했거나 연고자가 없는 재학생 7명은 친권자인 인화원장의 동의 없이는 전학이나 인화원 시설 퇴소를 강제로 할 수 없다. 사회복지법인은 수용자들의 숫자를 근거로 정부나 지자체의 재원이 지원되기에 재단의 이익에 반하는 퇴소 결정에 인화원이 쉽사리 동의해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 교육청은 학생들을 전학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인화원장을 설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광주시 교육청 관계자는 “친권자 동의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광주시 광산구청의 협조를 받아 우석재단 이사진을 새로 구성해 7명의 재학생을 전학시키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이사진을 재구성하고 인화원장을 계속 설득해 학생들의 전학동의가 이뤄지면 인화학교를 폐쇄할 계획이다. 아울러 일단 다른 학교에 학생들을 전학시킨 뒤 2013년 3월 공립 특수학교인 선우학교가 개교하면 재학생 모두를 수용할 계획이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영화 ‘도가니’ 열풍으로 성폭력 사태가 발생한 인화학교 폐쇄 여론이 들끓지만 교육청으로서는 당장 재학생 교육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인화학교 폐쇄 검토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류송중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