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산업계는 한·유럽연합(EU) FTA에 이어 한·미 FTA까지 발효될 경우 한·일 간 무역경쟁에서 자국 기업들이 더욱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또 전방위적인 한국의 FTA 추진에 맞서 일본도 미국, 동남아, 남미, 오세아니아 등 9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가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후지산케이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FTA는 공업제품이나 소비재의 관세를 5년 이내에 95% 이상 철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한국은 대미 수출에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산업계는 한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일본도 TPP에 참가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일본의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한국은 이미 7월에 EU와의 FTA를 발효시켰다”며 “일본이 TPP 교섭에 참가하지 못할 경우 자유무역체제 경쟁에서 한·일 격차는 더욱 커질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의 전국농업협동조합중앙회(JA)와 일본의사회, 치과의사회 등 이익단체들이 12일 TPP 반대 의사를 표명한 데다 국회에서도 여야의 농촌 지역구 의원을 중심으로 신중론이 만만치 않아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는 작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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