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으로 다가온 10·26 서울시장 보선에 대한 여야의 판세 분석은 비슷하다. 여론조사가 금지된 ‘깜깜이’ 상황에서 여야가 더듬더듬 감 잡는 전세는 공히 상대에 약간 뒤처진다는 것이다. 선거 막판 ‘지지층 결집’에 서로 사활을 건 총력전에 나서는 배경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안형환 대변인은 23일 “정확히 말하면 ‘초박빙 열세’다. 통상 선거 하루이틀 전 후보 결정 비율이 10% 정도인데, 이분들 지지를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구 공동선대위원장은 “2%포인트 정도 지고 있는 것 같다”며 “(취약지 강북의) 노원에서 한나라당 표가 얼마나 나오느냐가 문제”라고 보다 구체적인 분석을 내놨다.
상승세를 타고는 있지만 아직도 여전한 열세를 뒤집기 위해 여당은 조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가용자원 총동원’ 전략 아래 서울지역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를 발로 뛰고, 홍준표 대표와 박근혜·정몽준 전 대표 등도 연일 유세 지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나 후보도 매일 10여개 이상 일정을 소화하며 유권자 접촉을 강화 중이다. 특히 주말 연이틀 강북을 도는 등 자신의 취약점인 서민층 표심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좀체 약발이 받지 않자 “사부작사부작해선 표가 모이지 않는다”며 그간 ‘조용한 골목선거’를 표방하며 꺼려온 대규모 유세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우리가 공세적으로 나가면서 나 후보 측이 휘청거리는 것 같다”며 “고급 피부클리닉 이용 등 나 후보에 대한 막판 검증이 본격화하면서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종반 전략으로 박 후보 측은 “투표장에 안 가면 지지가 무슨 소용이냐”며 ‘투표율 높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우 대변인은 “투표율 47%를 분기점으로, 그 이상이면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정책과 후보 검증에서 여러 이슈가 제기되면서 선거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도 청신호다.
또 박 후보의 민주당 입당 거부에 실망한 민주당 지지층에는 ‘정권 심판론’을 강조하고, 젊은 층에는 ‘안철수’로 상징되는 ‘변화’를 앞세워 양쪽 모두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낸다는 전략이다. 선거 당일 이외수·공지영·김제동·조국 등 유명인사를 앞세운 투표 참여 트위터·인터넷 캠페인 등도 기대가 큰 대목이다.
박성준·나기천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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