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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구글發 소송전… '특허 버블' 키운다

입력 : 2011-10-23 19:15:42 수정 : 2011-10-23 19: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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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자산이 시총의 5배… 전문 소송꾼 NPE 득세 LED 전문업체인 서울반도체는 2009년 2월 이 부문 세계 1위인 일본 니치아와 4년간 벌여온 특허분쟁을 끝냈다. 특허를 공유하는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했지만 그동안 쏟아부은 소송 비용만 600억원에 달했다.

특허 분쟁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여기에 투입하는 비용과 에너지가 큰 짐이 되고 있다. 이른바 ‘특허 버블’이다. 특히 애플과 구글이 특허 버블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특허가치가 시가총액 웃돌기도

구글은 최근 특허 방어를 위해 125억달러(17조원)를 퍼부어 모토로라 모빌리티 특허 1만7000여건을 인수했다. 구글은 또 최근 인수전이 벌어지고 있는 ‘특허괴물’ 인터디지털의 인수를 추진 중이다. 앞서 파산한 통신기업 노텔의 특허 6000여건은 사상 최고가인 45억달러(약 4조7000억원)에 애플 등 6개사 컨소시엄에 낙찰됐다. 애플은 이 중 절반 이상(26억달러)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토로라와 노텔의 특허당 가격은 74만달러에 달한다.

특허가치가 이처럼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특허가치가 기업 시가총액을 웃도는 기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디지털 이미징 분야 특허를 보유해 스마트폰 업체의 인수·합병(M&A) 대상으로 언급되는 이스트만 코닥은 투자은행이 추산한 보유 특허가치가 30억달러에 달한다. 시가총액(6억달러)의 5배 규모다.

세계 5위권 스마트폰 제조업체 HTC는 지난해 4월 특허 사용 대가로 마이크로소프트(MS)에 스마트폰 1대당 5달러를 지급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지급한 로열티는 무려 1억5000만달러. 지난해 이 회사가 벌어들인 순익 5억달러의 23%를 고스란히 바친 셈이다. 정작 MS는 자사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윈도우폰OS 판매로 3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자사 윈도우폰OS로 거둬들이는 돈의 5배를 로열티 수익으로 거둬들인 셈이다.

◆수익자산으로 변신하는 특허

문제는 글로벌 IT기업인 애플, 구글, MS가 막대한 현금을 동원해 기업 인수와 특허 매입 경쟁에 나서면서 특허 버블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애플은 762억달러, MS는 609억달러, 구글은 391억달러의 현금을 쌓아 놓고 있다.

특허권관리기업(NPE)의 등장도 특허 버블을 키우는 중요한 배경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특허 침해 소송을 통한 합의·배상금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NPE 비즈니스’가 미국을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현재 아카시아, 인터디지털 등 NPE 업체 400여개가 난립 중이다.

특허는 과거 제조기업의 연구·개발 활동에 따른 부산물로 간주됐지만 이처럼 특허를 활용한 공격적인 수익 창출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수익자산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실제 특허 판매시장 규모는 2002년 2억달러에서 올해 24억달러로 10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최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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