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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 함께한 전우 있기에… ‘돌아온 5인의 해병’

입력 : 2011-11-22 07:13:06 수정 : 2011-11-22 07: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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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딛고 연평도 원대복귀 작년 11월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부상한 8명 중 연평도로 다시 돌아온 5명의 해병이 있다. 해병대 연평부대 정비소대의 박성요(23) 하사와 김인철(22), 조수원(20), 이한(21), 한규동(20) 병장. 이들은 치료를 마친 뒤 원하는 부대로 갈 기회가 있었지만 다시 연평도를 택했다. 지난 15일 연평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함께 만난 이들은 건강한 모습이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부상해 후송됐다가 연평도로 복귀한 박성요 하사, 김인철, 조수원, 이한, 한규동 병장(왼쪽부터).                                                                            해병대사령부 제공

포격 도발 당시 조 병장은 방공호로 대피했다. 사격훈련에 따른 일상적 절차였다. 답답한 마음에 사격훈련이 잠시 멈춘 틈을 타 밖으로 나왔다. 그때 어디선가 큰소리가 들렸다. “슝 하는 소리와 함께 다리에 감각이 없어졌습니다. 마치 ‘로우킥(격투기 경기에서 정강이 쪽을 발로 차는 기술)’ 맞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는 다리에 부상을 입고 방공호로 대피했다가 병원으로 후송됐다. 당시 포격으로 방공호 주위에 있던 정비소대원들이 많이 다쳤다.

한 병장은 얼굴에 파편상을 입었고 아직 입 주변과 왼쪽 볼에 흉터가 남아 있다. 연평부대로 돌아온 이유를 묻자 “부대원들이 좋았고,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연평도로 복귀했다”고 말했다. 그의 부모는 “왜 그 위험한 곳에 다시 가냐”고 반대했지만, 결국 그의 선택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그는 1년 전 일병이었지만 어느 덧 제대를 100여일 앞둔 병장이 됐다.

한 병장의 훈련소 동기인 이 병장도 같은 시간 파편에 맞아 얼굴을 다쳤다. 이 병장은 “그날이 아직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라고 말했다. 상처는 거의 아물었지만 아픈 기억은 아직 아물지 않았다. 하지만 얻은 것도 있다고 했다. “그 일을 겪은 후 더 강해졌습니다. 한 번 죽다 살았는데 덤으로 받은 목숨, 이제는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에게 물었다. 해병대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고. 그는 “해병대에 와서 포격을 당한 것이 아니라, 포격을 당했지만 해병이라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답했다.

연평도=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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