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부상해 후송됐다가 연평도로 복귀한 박성요 하사, 김인철, 조수원, 이한, 한규동 병장(왼쪽부터). 해병대사령부 제공 |
한 병장은 얼굴에 파편상을 입었고 아직 입 주변과 왼쪽 볼에 흉터가 남아 있다. 연평부대로 돌아온 이유를 묻자 “부대원들이 좋았고,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연평도로 복귀했다”고 말했다. 그의 부모는 “왜 그 위험한 곳에 다시 가냐”고 반대했지만, 결국 그의 선택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그는 1년 전 일병이었지만 어느 덧 제대를 100여일 앞둔 병장이 됐다.
한 병장의 훈련소 동기인 이 병장도 같은 시간 파편에 맞아 얼굴을 다쳤다. 이 병장은 “그날이 아직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라고 말했다. 상처는 거의 아물었지만 아픈 기억은 아직 아물지 않았다. 하지만 얻은 것도 있다고 했다. “그 일을 겪은 후 더 강해졌습니다. 한 번 죽다 살았는데 덤으로 받은 목숨, 이제는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에게 물었다. 해병대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고. 그는 “해병대에 와서 포격을 당한 것이 아니라, 포격을 당했지만 해병이라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답했다.
연평도=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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