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과거 신한국당 사례를 언급했다. 민주자유당은 19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신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꾸며 재창당 효과를 봤다. 홍 대표는 “지금 만약 당을 해체하고 새로이 창당하게 되면 지방 시·도당의 모든 자산들이 국고에 귀속된다. 말하자면 돈이 한 푼도 없는 상태에서 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명 변경을 통한 재창당 방식을 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해산→창당’ 방식보다 법적 절차도 간단하다. 당 해체를 의결하기 위해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창당 과정에서도 각 시·도당을 순차적으로 구성한 뒤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해야한다. 반면 당명 변경 방식은 변경사항이 생긴 후 14일 이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기만 하면 된다.
재창당준비위는 현재 당 지도부를 제외한 당내외 인사가 두루 포진될 예정이다. 한 당직자는 “외부인사로는 아예 한나라당과 전혀 인연이 없는 인사를 물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 대표가 ‘범여권의 대동단결’을 강조한 데 대해 한 측근은 “자유선진당과 미래희망연대 등 기존 보수정당 외에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까지 아우를 수 있다는 것이 홍 대표의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쇄신파 등으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8일 여의도 당사에서 당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하지만 홍 대표는 이러한 쇄신론이 당내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도저히 감당 못하겠다는 판단이 들면 당 구성원들에게 (홍 대표 이외의)대안을 내달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쇄신을 주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꼭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만약 나선다면)언제라도 정비작업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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