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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창당' 아닌 당명 변경 통한 재창당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의 ‘쇄신 로드맵’이 그 윤곽을 드러냈다. 홍 대표가 8일 발표한 ‘1차 쇄신안’의 핵심은 ‘당명 변경’을 통한 재창당과 ‘혁명적인’ 공천개혁이다. 재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했지만 정강정책 노선과 당권·대권 분리 규정 등 당헌 개정, 내년 총선 출마자에 대한 공천까지 한나라당의 틀 안에서 이뤄진다. 쇄신안 발표에도 당내 반발과 퇴진 요구가 빗발치자 홍 대표는 “나갈 때가 되면 내 발로 걸어나가겠다”며 자신이 주도하는 쇄신을 고집했다.

홍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과거 신한국당 사례를 언급했다. 민주자유당은 19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신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꾸며 재창당 효과를 봤다. 홍 대표는 “지금 만약 당을 해체하고 새로이 창당하게 되면 지방 시·도당의 모든 자산들이 국고에 귀속된다. 말하자면 돈이 한 푼도 없는 상태에서 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명 변경을 통한 재창당 방식을 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해산→창당’ 방식보다 법적 절차도 간단하다. 당 해체를 의결하기 위해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창당 과정에서도 각 시·도당을 순차적으로 구성한 뒤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해야한다. 반면 당명 변경 방식은 변경사항이 생긴 후 14일 이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기만 하면 된다.

재창당준비위는 현재 당 지도부를 제외한 당내외 인사가 두루 포진될 예정이다. 한 당직자는 “외부인사로는 아예 한나라당과 전혀 인연이 없는 인사를 물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 대표가 ‘범여권의 대동단결’을 강조한 데 대해 한 측근은 “자유선진당과 미래희망연대 등 기존 보수정당 외에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까지 아우를 수 있다는 것이 홍 대표의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쇄신파 등으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8일 여의도 당사에서 당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홍 대표는 외부인사 영입의 문턱을 낮추는 차원에서 공천 개혁 카드를 꺼냈다. 현역 의원, 당협위원장의 기득권을 일체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권 등 전략지역에 대해서는 국민심사위원단이 공개적으로 평가하는 ‘나가수 방식’을 통해 후보자를 선발하고 개방형 국민참여경선도 적극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스스로 공천을 좌지우지하려한다”는 의혹에 대해 홍 대표는 “시스템만 갖춰지면 시스템에 따라 굴러가는 것이다. 당 대표의 (개입) 권한이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홍 대표는 당의 정강·정책도 ‘근본적 재검토’를 예고했다. 기존 한나라당의 ‘부자정당’ 이미지를 탈색하기 위한 친서민 정책으로의 대대적인 노선 전환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홍 대표는 이러한 쇄신론이 당내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도저히 감당 못하겠다는 판단이 들면 당 구성원들에게 (홍 대표 이외의)대안을 내달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쇄신을 주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꼭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만약 나선다면)언제라도 정비작업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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