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중단 고착” 위기감 고조 금강산 관광 등 대북 사업에 주력해온 현대아산과 현대그룹은 19일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향후 대응방향을 중점 논의했다. 하지만 현대그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이 금강산과 개성관광 재개 여부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대책 수립에 애를 먹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과 세 차례 독대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이날 일절 말이 없었던 것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현대아산 고위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북한 정세가 어떻게 변화될지 불투명한 만큼 공식적으로 의견을 표명할 단계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금강산·개성관광 중단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손해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걱정이 태산이다. 2008년 7월 이후 3년 넘게 사업이 중단되면서 현대그룹이 올 10월 말까지 금강산 관광에서 입은 매출손실(추정)만 4482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개성관광까지 포함하면 매출손실은 5105억원으로 늘어난다. 현대아산은 2008년 3분기부터 13분기째 적자행진 중이다.
금강산·개성관광 사업에 나선 여행사, 식당, 숙박 관련 협력업체의 매출손실도 1823억원에 달한다. 이뿐만 아니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 관련 토지·사업권 투자금액이 4억8670만달러(약 5500억원)에 달하고 시설 투자에도 2270억원을 쏟아붓는 등 모두 7770억원을 투입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정부의 대북 유화정책 기조로 3년 넘게 중단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피어오르던 시점에 김 위원장이 사망했다는 점이다. 상황에 따라 관광 중단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김 위원장과 가장 친분이 깊은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한 명인 현 회장은 이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회장님은 김 위원장이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다”고 말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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