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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동네 산책] 연예인 자원봉사 무조건 폄훼해선 안돼

입력 : 2012-01-20 15:06:59 수정 : 2012-01-20 15: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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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함께 프로그램을 하던 김경란 아나운서가 보육원에 봉사활동 나가지 않겠냐고 청해 동행한 적이 있다. 모 어린이재단의 홍보대사인 그녀는 어렵게 얻은 휴가를 봉사활동에 쓰고 있었다. 우간다에 동행했던 엄지원씨는 오래전부터 우간다 어린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시에라리온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던 박신양씨도 자신의 이름을 딴 ‘박신양 펀 장학회’를 운영 중이다. 이시영씨는 남수단 아이들을 후원해오면서 올해도 방문할 생각이다. 하지만 이 모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몽골을 다녀온 박진희씨도 촬영 때 만난 소년과 여전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몽골 어린이들을 보살핀다. 이들은 모두 필자와 동행해 해외 봉사활동을 다녀 온 연예인들이다. 하나같이 고운 마음씨의 소유자들이라고 자랑하고 싶다. 그런데도 네티즌이나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면 안타깝다. 인터넷에 올라온 반응들은 싸늘하다 못해 “가식이다, 억지다 역겹다”는 막말이 줄을 잇는다. 과거 극소수 유명인들의 ‘진정성 없는’ 봉사활동으로 대다수 선량한 유명 자원봉사자들이 욕을 먹고 있는 것이다. 마음이 아플 따름이다.

오지 봉사활동에 따라나서는 여배우는 특히 많은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이동 시간만 왕복 나흘 이상 걸리는 일정도 많다. 현지 봉사 일정까지 더하면 최소 열흘에서 2주일은 쏟아부어야 한다.

여배우의 생명인 피부는 뜨거운 태양과 독해충에 노출되고, 물이 귀해 마음껏 씻지도 못하는 데다 먹는 것마저 부실해 굶을 때도 다반사다. 게다가 현지에서 억류되거나 각종 사고 등 예측 불가능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스스로 관심이나 열정 없이는 섭외가 쉽지 않다. 필자가 동행했거나 만나본 경우, 정치인들처럼 방송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여주기’식 봉사활동이 결코 아니었다.

간혹 경솔한 언행으로 구설에 오르는 일도 있지만 대다수 연예인들은 진실한 마음으로 선행에 나서고 있다. 일부 연예인들은 팬들의 예기치 않은 오해로 상처받을까봐 숨어서 봉사한다. 온가족이 둘러앉은 따뜻한 설날, 봉사활동에 나선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주는 것은 어떨까.

이수연 MBC TV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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