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보ㆍ기록 공개 책임 규명할 터" 박원순 서울시장이 23일 아들 주신씨의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한 강용석 의원을 포함해 의혹을 확대ㆍ재생산한 모든 이들을 용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서소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많은 분이 용서해선 안 된다고 하지만 제 반대편에 섰던 모든 분을 용서하겠다. 시민이 심판해줄 거라고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공은 그쪽으로 넘어갔다. 민주주의는 상대에 대한 관용으로부터 시작한다. 저의 결단으로 조금 더 성숙하고 상식적인 사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사회 품격은 우리 모두가 만들어가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이 이처럼 대승적 차원의 관용정신을 발휘한 것은 병역기피 의혹을 털어버리고 시정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줘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정치적 입지를 굳히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 시장은 이번 병역기피 의혹을 겪으면서 느낀 소회와 가족에 대한 미안함도 드러냈다.
그는 "처음에 무척 황당해서 아들에게 자신이 모르는 병역비리가 있는지 묻자 아들은 '어떻게 아버지가 저를 못 믿으시냐'고 답변해 결과적으로 아들에게 큰 죄를 짓고 말았다"며 "온라인서 악의적 소문이 퍼질 때 함부로 밖에 다니지도 못할 정도로 (아들이) 공포에 질려 있었다"고 토로했다.
박 시장은 "강 의원을 비롯해 동조한 단체 및 대표자, 몇몇 언론사, 표독한 개인들에게 형사는 물론 민사소송을 제기해 손해배상까지 받을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술회했다.
그는 "충격과 좌절의 나날 속에서 우리 가족 모두 점점 침울해졌다"며 "저는 트위터에서 자주 글을 올렸는데 트위터에 들어가 보면 전부 저에게 비난하는 걸로 가득 차 외롭고 힘들었다. 두 달이 정말 잔인한 계절이었다"고 규정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그러나 "가장 보호받아야 할 개인의 의료 정보와 기록이 노출된 경위는 책임지고 밝히겠다"고 강조하고, 군 복무 중인 장병에게 "미안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박 시장 아들 측은 22일 오후 세브란스병원에서 MRI(자기공명영상)를 재촬영, 작년 말 병무청에 제출했던 MRI가 본인의 것임을 확인함으로써 자신에게 쏠린 병역기피 의혹을 해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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