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기타연주자 도모에 등
부토공연 ‘잠으로의 풍경’ 협연 DVD 제작… 한일 공동 발매 한국이 일본 문화를 본격적으로 개방하기 전이던 1994년 일본 오사카(大阪)의 기린 플라자. 한국 미디어 아티스트인 육근병(55)씨와 일본의 현대 무대예술 ‘부토(舞踏)’의 계승자이자 기타연주자인 도모에 시즈네 등 일군의 한·일 예술가들은 부토 공연 ‘잠으로의 풍경’을 협연했다.
1994년 일본의 오사카 기린 플라자에서 퍼커션 연주자 고 김대환씨가 부도가이자 기타리스트인 도모에 시즈네와 함께 연주하는 모습. 이번에 발매된 DVD에는 당시의 공연 모습을 볼 수 있다. 오피스 도모에 제공 |
일본의 아트 매니지먼트사 ‘오피스 도모에’는 1994년 부토 공연 당시 도모에의 음악을 중심으로 육씨의 신작 영상을 결합한 76분짜리 아트 뮤직 비디오(DVD) ‘잠으로의 풍경’이 1일부터 한·일 양국에서 동시 판매된다고 밝혔다. 한국의 경우 우선 1000장이 재즈 전문매장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진다.
‘인류의 조화(調和)’에 대한 한·일 예술가들의 예술적 질문쯤으로 불릴 ‘잠으로의 풍경’에는 1994년 공연 당시 도모에의 부토 음악과 이의 기타 버전, 도모에와 김대환씨 등의 즉흥 연주 등 3곡이 담겨 있다. 특히 도모에는 김씨 등과의 즉흥 연주에서 전자기타 주법 중 하나인 ‘잭슨 폴록 주법’을 선보인다.
육씨가 새로 기획한 영상에는 제주도와 지리산, 서울 등지를 배경으로 화가 김근중씨가 주연 배우로 출연해 곡을 표현했다. 도모에와 김대환씨, 요시자와 트리오의 즉흥 연주 장면은 움직이는 선인 ‘체선(體禪)’으로 표현됐다. 1994년 트리오의 즉흥 공연 영상도 담기고, 육씨 인터뷰와 도모에의 다음의 자작 시도 낭독된다.
“눈을 감아도 결코 찢어지지 않는 풍경 속에/ 그 눈길은 한없이 맑고/ 가만히…/ 우리를 응시한다/ 바람 속을 떠다니듯/ 흔들리면서 떨리면서….”(‘바람의 시선’ 중)
카가야 사나에(加賀谷早苗) 오피스 도모에 대표는 “잠으로 빠져드는 순간이란 의식과 무의식이 합쳐지고 인간과 세계의 전체성이 드러나는 시점”이라며 “1994년 공연이 DVD의 시작이지만 새 영상과 기획 등으로 전혀 새로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출 기자 kimgij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