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운영위원장은 2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 기자회견에 참석해 “공개된 자료는 440여건인데 이는 빙산의 일각으로 추정된다”면서 “다른 조사관의 USB(휴대용저장장치)도 모두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동근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가에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합법적인 정보 수집을 명확히 하고, 사찰을 정치적으로 오·남용하는 일이 없도록 재발방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일반 시민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택시기사 오모(57)씨는 “이영호 전 청와대 비서관이 잘못을 시인했는데도 청와대는 노무현 정부를 끌어들여 혼란을 만들고 있다”며 “지겨운 정치공방을 멈추고 사실을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부 박모(45)씨도 “국민이 궁금한 것은 불법 사찰이 어떻게, 얼마나 이루어졌는가”라고 밝혔다.
4·11 총선을 열흘도 남겨두고 있지 않은 시점에서 사찰 논란이 정책대결 등 다른 주요한 문제를 가리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사회학)는 “물타기식으로 과거 정부와 비교하지 말고 사찰 내역을 모두 공개하는 것이 우선이자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는 성의있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서지희·오현태 기자 g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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