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명 미제사건 연루 추적 경기도 수원의 20대 여성 엽기살해범 오원춘(42)이 추가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잔혹하고 전문적인 범행수법과 그가 지난 5년간 머문 지역에서 151명의 여성 실종사건이 있었다는 점 때문이다.
오원춘의 검거 당시 상황과 잔혹한 사체사진을 접한 수원지검의 한 수사관은 10일 “사람 몸에서 뼈만 남기고 살점과 장기를 모두 적출하는 것은 경험 많은 전문가가 아니면 못하는 일”이라며 “비슷한 일을 하는 직업에 종사했거나 동일범죄를 반복해 저질렀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원춘이 잔혹하게 사체를 훼손하기 위해 사용한 도구가 일반 부엌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심증은 더더욱 굳어진다”고 덧붙였다.
지난 2일 오원춘을 검거했던 수원중부서 강력팀 관계자도 “오원춘의 집을 덮쳤을 때 오원춘은 화장실 겸 욕실에서 피해 여성 사체에서 훼손한 부분을 태연히 검은 비닐봉지에 담고 있었다”며 그런 일에 익숙해 보였다고 전했다.
오원춘이 거주했던 지역들에서 지난 5년간 100여명의 여성 실종사건이 발생했던 것도 그의 추가 범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김춘섭 경기경찰청 형사과장은 이날 오원춘을 검찰에 송치하며 가진 수사결과 발표에서 “오원춘이 국내에 5년간 머물던 경남 거제와 부산, 대전 등지에서 실종된 여성 151명 가운데 아직 86명의 행방이 미확인 상태여서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건을 송치받은 수원지검은 별도의 수사팀을 꾸려 오원춘의 여죄를 집중 추궁해 밝히기로 했다. 검찰은 지석배 부장검사를 팀장으로 강력범죄 베테랑 검사 3명과 4명의 수사관으로 구성된 전담수사팀을 꾸렸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사건 당일인 지난 1일 오후 10시50분 피해여성의 다급한 신고전화를 받고도 인적사항 확인을 위해 2시간을 허비하다 이튿날 오전 1시쯤에야 정식 수사에 들어가 또다시 부실수사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수원=김영석·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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