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한·미, 배치 여부 정밀 추적 중” 북한이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태양절 군 열병식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34종 880여대의 무기와 장비를 선보였다. 지금까지는 1992년 인민군 창건 60주년 열병식 당시 26종 707대의 무기와 장비가 동원된 것이 가장 많았다. 이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신형 장거리 탄도미사일도 공개됐다.
군 소식통은 15일 “북한이 태양절 열병식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며 “이 미사일은 아직 한 번도 시험발사한 적이 없어 작전배치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군 정보당국은 이달 초 정찰위성을 통해 평양 산음동 미사일공장에서 이 미사일을 처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은 지름 2m, 길이 18m 이상으로, 사거리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무수단’(3000∼4000㎞)보다 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른 군 소식통은 “한·미 정보당국이 신형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배치 여부를 정밀 추적 중”이라며 “미사일 길이가 무수단보다 길어 사거리 5000∼6000㎞의 ICBM급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2009년 50기를 실전 배치한 무수단 미사일은 길이 12∼18.9m, 지름 1.5∼2m로 추정된다. 무수단은 2010년 10월 노동당 창건 65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다.
민간 전문가들은 이날 공개된 신형 미사일이 ICBM급에는 못 미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국방연구원 무기체계연구실장을 지낸 손영환 박사는 “ICBM보다는 IRBM으로 보인다”고 말했고, 일본 군사전문가 이사쿠 오카베는 “ICBM처럼 꾸민 실물 크기의 모형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지난달 3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시찰한 ‘전략로케트군’ 장병들이 등장했다. 평양 강동군 미사일지도국으로 알려진 이 군단급 부대에는 스커드 미사일 사단과 노동미사일 사단, 무수단미사일 사단 등 3개 사단이 있다. 이날 처음 공개된 신형 ICBM급 무기도 이 부대에 편제된 것으로 보인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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