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일 사건 현장에 있던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용의자들을 특정하고 범행 현장 주변을 탐문 수사해 찜질방에 숨어있던 홍모(15)양과 이모(16)군을 잇따라 붙잡았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과정과 동기 등을 조사한 후 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군 등으로부터 살해된 대학생 김모(20)씨가 홍양과 서로 사귀는 사이였다는 진술이 나온 데다 이군과 홍양이 함께 찜질방에서 붙잡힌 점을 미뤄 홍양을 사이에 둔 삼각 관계가 범행 동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이군 등이 김씨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톡’의 같은 대화방에 들어가 있고, 이군과 피해자 김씨가 서로 “만나자”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미뤄 대화방에서의 다툼이 범행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홍양은 직접 범행에는 가담하지 않았지만 사건 현장에 동행한 모습이 CCTV 화면에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9시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의 한 근린공원에서 대학생 김씨가 흉기에 목과 배 부분이 수십 차례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공원에 운동 나온 주민 정모씨는 현장에 있던 남성 2명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 김씨는 목·가슴·배 등을 무려 40여 차례나 잔인하게 찔렸고, 목 부위 경동맥이 끊어져 과다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잔혹한 살해 수법을 볼 때 원한에 의한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추적해 왔다. 또 김씨가 반항한 흔적이 없는 점 등을 미루어 면식범의 소행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용의자를 쫓아 왔다.
조성호 기자 com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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