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에 따르면 페루 내무장관은 이날 오후 5시10분 공중수색대가 사고 현장을 확인했는데, 헬기는 암벽과 충돌해 두 동강이 난 상태로 생존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 페루 한국대사관에 알려왔다.
페루 실종헬기 잔해 발견… 한국인 탑승자 전원 참변 남미 페루에서 8명의 한국인이 탑승했다가 실종된 헬기가 연락이 두절된 지 나흘 만인 9일(현지시간) 페루 남부 산악지역인 마마로사산 해발 4950m 지점에서 발견됐다. 이날 현지 수색대가 실종자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 페루 한국대사관에 알려와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사진에서 추락 헬기 잔해(붉은 원내)가 암벽에 널려 있는 것으로 미뤄 바위 산과 직접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 제공 |
사고 현장을 발견한 라울 야바르 구조대장은 “기체가 불에 모두 탔고 잔해가 흩어져 있었다”며 “충돌 당시의 초기 충격으로 탑승자 전원이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발견 당시 사고 헬기는 암벽에 부딪혀 동체가 두 동강이 나 있었으며 그간 내린 눈으로 현장은 얼어붙은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사고 현장은 언 눈으로 암벽의 일부가 가려지고 이 암벽 사이에 헬기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가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헬기가 암벽 상단에 부딪힌 듯 추락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AFP통신은 눈과 비가 내리는 기상 조건 때문에 수색과 구조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페루 경찰 등으로 구성된 육상구조대는 이날 오후 사고 현장 접근을 시도했으나 해가 저물자 일단 철수했다.
대원 8명과 함께 수색에 나선 야바르 구조대장은 “기온이 영하 15도이고 사고 지점까지는 차량으로 5시간을 이동한 뒤 도보로 다시 3, 4시간이 걸려 수색과 구조 활동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고 현장 접근과 수습은) 날씨 여건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고 이후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은 직접 나서 실종자 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을 명령했다. 페루 당국은 군 장성급을 책임자로 임명해 수색작업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구조대는 10일 이후에도 사고 현장에서 수색작업을 펼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사고 현장에서 사망자 시신으로 추정되는 잔해나 관련 목격은 나오지 않고 있다. 사고 대응을 위해 페루 남부 쿠스코의 한 호텔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에는 침통함이 가득 찼다. 상황실에는 사고 헬기 탑승자 관련 기업체와 한국대사관 직원이 모여 페루 당국의 수색 진전 상황과 새로운 소식에 귀를 기울이며 차후 대책을 논의했다.
페루 헬기 추락사고와 관련해 10일 페루 남부 쿠스코의 한 호텔에 마련된 사고종합상황실에서 현지 대사관과 사고 헬기 탑승자 관련 기업체 관계자들이 침통한 분위기 속에 후속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쿠스코=연합뉴스 |
김동진·박종현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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