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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이 싫어 중퇴, 8년 후…'괴물이 된 중학생'

입력 : 2012-09-02 14:07:00 수정 : 2012-09-02 14: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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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납치 성폭행 피의자 고모(23)씨가 취약한 사회구조와 불우한 가정환경 등으로 인해 '괴물'이 됐다는 점에서 다시한번 사회안전망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전남 나주경찰서에 따르면 고씨는 전남의 한 섬 지역 중학교 1학년을 중퇴한 뒤 학업과는 담장을 쌓고 살았다.

고씨의 학교 중퇴 이유는 '학업이 싫어서'이다. 성적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교육 전문가들은 고씨가 단순히 학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중학교 1학년때 중퇴했다기 보다는 불우한 가정 환경과 함께 학교 보호시스템 부재, 개인 성격 등의 복합적 요소가 작용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빈곤한 가정에서 자랐던 고씨는 이후에 다시 학교에 돌아가지 못했고 검정고시도 보지 않은 채 학업과는 아예 담장을 쌓았다.

배운 것이 없는데다 학력까지 낮아 변변한 직장을 얻지 못했던 고씨는 막노동 현장을 전전했다. 막노동으로 번 돈은 PC방 이용과 유흥비 등에 탕진했다.

대인관계 폭이 극히 좁았던 고씨는 자연스럽게 '사회적 외톨이'가 됐고 아동 포르노에 빠져 성도착증에 이르렀다.

학업이 싫어서 학교를 중퇴했던 섬 지역 중학생 소년이 8년여 후에 결국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을 성폭행한 '괴물'로 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씨가 '괴물'이 된 또 다른 원인은 교육적 병폐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성적 위주의 경쟁교육 시스템이 성적 하위자를 무능함과 나태함의 대명사로 각인시켜 결국 사회적 낙오자로 만든다는 것이다.

성적이 최하위권이었던 고씨도 결국 '학업이 싫어서' 학교를 중퇴했다.

학교를 중퇴했다는 것은 단순히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는 사회적 편견을 넘어 사회공동체정신 부재와 타인에 대한 배려 미흡 등 심각한 부작용을 파생시켰다.

이에 따라 교육계 일각에서는 초등학교 과정부터 '인권' 관련 과목을 신설해 인권의 가치와 소중함을 몸에 배이게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광주지역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인권존중 의식은 단기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닌 만큼 꾸준한 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체득되도록 해야 한다"며 "사회적으로 인권존중 의식만 향상되도 범죄 발생률이 크게 감소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사회적 외톨이가 양산되는 한 아무리 강력한 처벌 규정을 만들어도 여러 유형의 강력범죄가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사회적 외톨이를 음지에서 양지로 인도해 정상적인 대인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씨의 경우 처럼 불우한 가정환경이 사회적 외톨이를 만들고 피해자인 A(7)양이 가장 안전해야 할 집 안에서 범죄의 희생양이 됐다는 점에서 사회안전망을 재점검하고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A양의 집은 길거리와 맞닿아 있는데다 평소 출입문까지 열려있어 결국 범죄의 표적이 됐다.

A양 집 인근에 설치된 방범용 폐쇄회로(CC) TV도 밤 시간대엔 '먹통'에 가까워 범죄예방에 한계를 드러냈다.

광주해바라기아동센터 관계자는 "아동들이 가정에서 조차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은 최소한의 안전장치 마저 무너진 것과 같다"며 "지역사회는 안전망을 강화하고 가정에서는 안전교육과 함께 무엇보다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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