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후보와 당 지도부, 친박 인사들은 태평하다. 박 후보는 어제 충북 언론사 보도·편집국장과의 오찬 등에서 쇄신 요구를 일축했다. “위기 상황 때는 항상 당이 시끄러웠다. 권력과 자리싸움이 있는 것이 정치권의 특징”이라며 “남을 손가락질하기 앞서 ‘나는 수수방관하지 않았나’,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나’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일부 친박 인사들이 최근의 분란을 친박을 시샘하는 철부지 비박 의원들의 몽니쯤으로 여기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앞서 최경환 의원은 혼자 총대 메듯 후보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났다. 이것으로 갈등이 수습될 것으로 판단했던 모양이지만 긁어 부스럼 꼴이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김종인·이한구 중 한 명을 선택하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안대희 정치쇄신특위위원장은 어제 기자회견을 갖고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임명되면 사퇴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지지도 여론 조사에서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 개선 조짐도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런 여건에서 국정운영의 책임을 행정부와 공유하는 여당과 그 대선 후보가 야권과 차별화되는 국정철학과 국가관, 정체성조차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채 한가한 행보만 거듭하는 것은 여간 실망스럽지 않다. 당내 잡음조차 조기에 가라앉히지 못하는 정당이 수권정당일 수 있는가. 대선을 코앞에 두고 티격태격하는 새누리당이 유권자들에게 곱게 보일 턱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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