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효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
첫째, 주민 간의 교류를 증진시키고 배기가스와 같은 환경오염물질의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압축도시의 모델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압축도시가 형성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현행의 건축제한과 용도지역 안에서의 용적률 규정에 대한 전향적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보행자의 안전과 편의가 강조된 보행 네트워크 구축과 자동차보다는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도시 교통시스템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일례로 압축도시를 성공시킨 일본은 2005년 도시계획법과 중심시가지 활성화법 등을 대폭 개정해 압축도시의 형성을 지원했다.
둘째,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무장애 도시 건설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복지 시설도 생활권역을 중심으로 배치되게 해야 한다. 그래서 사회적 약자가 도시구성원으로서 활발하게 사회활동에 참여하게 되고 지역주민과의 유기적 협력체제도 구축될 수 있다. 즉 지역사회에 밀착된 형태의 복지시설이 확보돼야 한다.
셋째, 범죄로부터 안전한 도시가 돼야 한다. 아무리 쾌적하고 편리한 도시공간이라도 사람이 외출이나 일상생활에서 불안을 느낀다면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어렵다. 이에 범죄에 대한 예방 및 관리능력이 도시 발전을 위한 중요한 근간이다. 도시가 물리적으로 어떠한 구조형태를 지니고 있느냐가 범죄의 발생과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한다. 그러므로 도시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범죄예방이 가능하도록 도시 환경을 설계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뉴욕 맨해튼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살인과 강도사건으로 악명 높은 우범지대였다. 그러나 지금은 범죄가 급격히 줄어 지난 20년 동안 맨해튼 주민의 기대수명이 10년이나 늘어날 정도로 행복한 도시가 됐다.
넷째, 재난과 재해로부터 안전한 도시가 돼야 한다. 사람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재해·재난 예방관련 시설물이 도시계획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각종 재해와 재난 발생 때 가장 심하게 고통을 겪는 계층은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노인, 저소득층이다. 재해·재난 예방시설의 설치와 보강 등을 통해 취약 계층의 생존권을 보장해줘야 한다. 일본의 후쿠오카시는 일본 내에서도 재해와 재난에 가장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 때문에 후쿠오카시는 세계에서도 살기 좋은 도시 중의 하나로 간주된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좋은 도시계획 개념으로 도시가 건설된다 할지라도 주민이 만족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허상일 뿐이다. 따라서 도시계획 개념을 다양한 방법으로 널리 알려 주민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이끌어냄으로써 도시가 계속 발전·진화되도록 해야 한다
우효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