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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이어 막걸리 빚는 삼형제의 ‘찰떡 우애’

입력 : 2012-12-02 18:01:35 수정 : 2012-12-02 18: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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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인간극장’ 충남 아산시 음봉면. 이곳 양조장의 이른 아침은 하얀 거품이 폭폭, 막걸리 익어가는 맛난 소리로 시작된다.

“성실하지, 착하지, 그리고 잘생겼잖여∼!” 듬직한 체구에 훈훈한 얼굴, 게다가 스팀을 쐰 듯한 촉촉한 피부까지. 음봉면 어르신들이 사윗감 1순위로 꼽는 이들은 막걸리 집 안준영(34)·도영(32)·우영(29)씨 3형제다. 3형제는 제조면 제조, 배달이면 배달, 하루에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만큼 구멍가게·국밥집·마을회관 등 집까지 막걸리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주말을 반납해야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일을 혼자 다 해내셨을 아버지를 생각하니 3형제는 절로 힘이 난다.
3형제가 마음을 합쳐 양조장을 지켜온 지도 어느새 2년이 흘렀다. 셋은 ‘사람 손만이 가장 맛있는 술을 만들어낸다’고 하신 평소 아버지의 말씀을 굳게 믿는다. KBS1 ‘인간극장’은 3∼7일 오전 7시50분 5부작 ‘막걸리 3형제’ 편을 내보낸다.

30년간 양조장을 지킨 아버지 안연홍(63)씨가 과로에 따른 뇌경색으로 쓰러진 것은 3년 전 일이다. 막내 우영씨가 이미 출가한 두 형에게 긴급 상황을 알리자 만사 제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첫째와 둘째는 가업을 잇기로 마음먹는다.

“아버지가 쓰러질 거라곤 상상도 못했죠.” 언제나 3형제에게 영웅이었던 아버지. 어떤 일이 생겨도 꿈쩍 않을 것만 같던 아버지가 쓰러졌다는 소식은 형제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하지만 근심할 겨를도 잠시. 아버지 이름 석 자만으로 지켜온 막걸리 가업이 끊기게 둘 수만은 없는 일. 영웅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3형제는 다시 똘똘 뭉쳤다. 첫째와 막내가 술밥을 찌는 사이 옆방에서는 ‘뚜껑 닫기의 달인’이라 불리는 둘째가 마무리 작업을 한다. 이어 3대의 냉동차가 음봉·온양·천안 세 갈래 길로 빠져나가면서 오늘도 3형제의 배달이 시작된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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