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 닷새 만에… 새 정부 조각작업 차질 불가피 부동산 투기와 두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에 휘말린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전격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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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저녁 전격적으로 총리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힌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 위원장이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회의실에서 열린 법질서·사회안전분과 업무보고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허정호 기자 |
김 전 후보자는 윤창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사퇴문에서 “저의 부덕의 소치로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리고, 박 당선인에게도 누를 끼쳐드려 국무총리 후보자직을 사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전 후보자는 본인과 두 아들이 거액의 부동산을 매입하고 두 아들이 체중 미달과 통풍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은 것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확산되자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관측된다.
윤 대변인은 김 전 후보자의 사퇴 시점에 대해 “김 인수위원장은 대통령 당선인과 오늘 오후 면담을 하고 사퇴의사를 밝혔다”며 “오후 6시8분쯤 통의동 집무실에서 저와 만나 발표문을 정리해 제가 지금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그는 “당선인이 김 전 후보자의 사퇴에 어떻게 반응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직접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윤 대변인은 “(김 위원장은) 지금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김 위원장과 관련한 여러 가지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경우도 많고, 지금 여기서 표현한 대로 상대방의 인격을 최소한이라도 존중하면서 확실한 근거가 있는 기사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각종 의혹을 제기한 언론에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당선인은 김 전 후보자의 인수위원장 사퇴 여부를 곧 결정할 것이라고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이 밝혔다. 김 전 후보자가 이미 총리 후보직을 사퇴한 마당에 인수위원장을 계속 맡기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정치권에선 김 전 후보자 사퇴를 계기로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박 당선인은 나홀로 집에서 수첩에 의존하는 인사가 아니라 시스템에 의한 검증 인사로 인사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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