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보다 안전한 낙태시술" 모텔로 유인해…

수술보다 안전한 낙태 시술이 있다며 20대 여성을 모텔로 유인해 성폭행하려 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북부지검 형사3부(김현철 부장검사)는 여성을 성폭행하려고 유인한 혐의(특가법상 간음·유인 등)로 문모(47)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문씨는 지난해 7월 원치 않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회사원 A(22·여)씨를 “수술보다 안전한 낙태 시술을 해주겠다”며 모텔로 데려갔다.

A씨의 남자친구 B씨가 온라인 포털사이트에 낙태 방법에 대한 질문을 올린 것이 화근이 됐다. B씨의 글에 문씨는 ‘병원입니다. 연락주세요’라는 댓글과 연락처를 올렸다. 하지만 문씨는 의사나 병원 관계자가 아닌 퀵서비스 종사자였다.

문씨는 B씨에게 본인과 직접 통화하겠다며 A씨의 연락처를 받았고, A씨에게 자신을 산부인과 의사라고 속였다.

문씨의 거짓말에 넘어간 A씨는 이튿날 저녁 서울 강북구 수유역 근처의 한 식당에서 문씨와 만났다. 문씨는 자신의 시술법은 매우 간단하고 부작용도 없다며 A씨를 안심시켰다.

A씨는 바로 시술해주겠다는 문씨의 말에 속아 근처 모텔로 향했다. 모텔에서 문씨는 A씨에게 노란색 가루약과 흰색 알약을 보여주면서 “이 가루약을 몸에 바르면 착상된 수정란이 녹아 하혈을 시작한다”며 A씨의 몸 주요부위에 가루약을 바르고 손으로 문질렀다.

문씨는 “약이 몸 안에서 녹는데 4~5시간이 걸린다”면서 “유산이 되면 15만원을 받고, 실패하면 돈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알약을 먹은 자신과 성관계를 해야 낙태 확률이 더 높아진다며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이어갔다.

마음 속 의심의 끈을 놓지 않았던 A씨는 그제야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깨닫고, 궁리 끝에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하고 오겠다며 모텔에서 빠져나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결과 문씨는 약 두 달 전에도 의료인을 사칭하다 적발돼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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