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4장으로 재구성… 속도감 있게 진행
6회 공연에 매번 다른 팀 무대에 올라
문훈숙 단장, 시작 전 감상법 들려줘
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이 올해 시즌 오프닝 작품으로 ‘백조의 호수’를 택했다. 3월 8일부터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다. 서울 공연은 2010년 이후 3년 만이다. 새해 첫 국내 무대를 갖는 유니버설발레단에 ‘백조의 호수’는 각별하다. 동양의 발레단으로서는 처음으로 세계로부터 인정받은 작품이기 때문. 1998년 미국 뉴욕의 링컨센터 공연이 세계 최고 권위의 뉴욕타임스 지면을 통해 극찬을 받았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기존 3막4장 버전(소요시간 3시간)을 2막4장(소요시간 2시간30분)으로 콤팩트하게 재구성, 속도감 있게 진행한 게 특징이다. 호숫가 장면에서는 흑조들의 군무를 추가해 흑백이 대비되는 절정의 군무로 재탄생시켰다. 지그프리드 왕자와 로트바르트의 마지막 싸움에서는 왕자의 독무를 추가해 왕자의 비장함을 드러냈다.
주요 볼거리로는 1막에서 왕궁 귀족들이 추는 왈츠, 왕자와 친구들이 추는 ‘3인무’(파 드 트루와), 백조 군무 사이에 등장하는 ‘네 마리 작은 백조의 춤’과 ‘네 마리 큰 백조의 춤’을 들 수 있다. 화려한 춤이 쏟아지는 장면은 2막의 왕궁 무도회다. 왕자에게 청혼하러 온 각 나라 공주들이 스페인·헝가리·폴란드·러시아 등 여러 나라의 민속춤들이 펼쳐진다. 2막의 백미는 흑조 오딜의 춤. 고혹적인 자태로 왕자를 유혹하면서 절정의 순간에 연속 32회전(푸에떼) 테크닉으로 왕자의 마음을 빼앗는 순간 객석의 관객도 그녀에게 매혹되고 만다.
마지막 장면을 장식하는 것은 악마 로트바르트, 지그프리드 왕자, 오데트 공주의 목숨을 건 싸움이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죽은 지그프리드를 끌어안고 오열하는 오데트의 절규는 ‘백조의 호수’가 단순한 클래식 발레가 아니라 탄탄한 드라마를 갖춘 걸작임을 보여주고 있다.
‘백조의 호수’는 그동안 ‘프리마 발레리나’의 등용문 역할을 했다. 상반된 캐릭터인 백조 오데트와 흑조 오딜의 1인2역을 완벽히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숭고하고 가녀린 오데트와 카리스마와 도도함을 가진 오딜의 매력을 한꺼번에 보여줘야 하는 데다 캐릭터가 요구하는 테크닉도 달라 발레리나에게는 고난도의 작품이면서 반드시 거쳐야 할 숙명과 같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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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호수’ 군무. 발레리나 24명이 차이콥스키 음악에 맞춰 시시각각 대열을 바꾸며 추는 춤으로, 발레예술을 총칭하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
특히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무용수 에반 맥키는 유니버설발레단의 2011년 작 ‘오네긴’에서 국내 팬들에게 강한 안상을 남겼다. 이후 2년 만에 다시 파트너 강예나와 호흡을 맞춰 ‘백조의 호수’에 출연하게 된 것. ‘오네긴’에서 보여준 섬세한 몸짓과 풍부한 감정연기가 ‘백조의 호수’에서는 어떻게 표현할지에 발레 팬들의 기대감이 높다.
매회 공연에 앞서 문훈숙 단장이 객석에서 관객에게 재밌게 감상하는 법을 들려준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주역 무용수들이 팬 사인회를 연다. 1만∼10만원. (02)580-1330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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