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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참사 2년] 해체냐, 보존이냐 잔해물 처리 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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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3-06 17:41:03 수정 : 2013-03-06 17: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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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밀려온 대형어선·시청사 놓고
“철거하자” vs “관광 유치” 맞서
3·11 대지진이 발생한 지 2년이 다 됐지만 당시의 아픔을 보여주는 건물을 ‘기념물’로 남겨둘 지를 놓고 여전히 논란이 뜨겁다. 건물 보존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아픈 기억만 키운다며 해체를 요구한다. 반면 보존하자는 측은 후세에 교훈이 되고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지난달 27일 미야기현 게센누마(氣仙沼)시에는 쓰나미로 바다에서 1㎞ 가까이 떠밀려온 길이 60m, 무게 330t급 어선 ‘제18 교토쿠마루(共德丸)호’를 보려는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시는 당초 배를 보존해 공원으로 만들 계획이었다. 대지진을 잊지 않고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최근 선박 주인이 배를 해체하겠다고 나서고 주민들도 보존에 반대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시는 결국 주민 의견을 수렴해 조만간 선박 철거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지바 요시코(千葉佳子·78)는 “이 배를 보면 끔찍한 기억이 떠오른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주민 1200여명이 희생된 이와테현 오쓰치초(大槌町)도 구 시청사 보존과 해체를 놓고 갈등하고 있다. 당국은 시청사를 구경하려는 사람이 잇따르자 보존을 염두에 두고 지난해부터 논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시청사가 남아 있어 복구에 차질이 빚어진다”며 반대한다.

쓰나미가 밀려오기 직전까지 재해대피 방송을 하다 숨져 천사의 목소리라는 별명을 얻은 엔도 미키(遠藤未希)의 사연이 담긴 미나미산리쿠초(南三陸町)의 방재청사는 내달 해체가 시작된다. 건물 부식이 심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서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없지 않다. 가설 상가에서 의류잡화를 파는 아베 메이세이(64)는 “방재청사가 사라지면 관광객이 줄 수밖에 없다”며 “높은 곳에 옮겨서라도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테현 미야코(宮古)시의 타로관광호텔은 보존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체험 위주 방재투어 장소로 개발해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게센누마=김용출 특파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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