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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 나도… 밑지고도 파는 '착한 기업들'

입력 : 2013-04-03 09:20:56 수정 : 2013-04-03 09: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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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손해 나도 희귀병 환자 위한 특수식품 계속 생산
매일·남양유업, 극소수 난치병 아기용 특수분유 제조
“안녕하세요. 저는 중학생 아들을 둔 김사랑입니다. 희소난치병을 앓고 있는 아들이 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햇반 저단백밥’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아들이 앞으로도 계속 밥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해주신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CJ 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지난해 말 CJ제일제당 회장실로 배달된 편지에 담긴 내용이다.

일부 식품업체가 소수의 희귀병 환자를 위한 ‘특수식품’을 만들어 소외계층에 한가닥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사업성이 거의 없어 적지않은 손실을 감수해야 하지만 희귀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려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 에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희귀병 환자 200명만을 위한 햇반을 생산하고 있다. 단백질 제한이 필요한 선천성 대사질환자를 위한 ‘햇반 저단백밥’이다. 단백질 함유량이 일반제품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이 제품은 체내에 단백질 대사 과정에 필요한 효소들의 일부가 부족해 단백질이 함유된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없는 희귀질환자를 위해 개발됐다. 페닐케톤뇨증 질환자들은 단백질 속에 약 2∼6%가 포함돼 있는 페닐알라닌을 대사시키는 효소가 선천적으로 결핍돼 저단백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CJ제일제당이 저단백밥 제품 개발을 위해 투자한 비용은 약 8억원이다. 하지만 연간 매출액은 5000만원 미만이고 제조 원가로 공급해 생산할수록 손해지만 중단할 수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신동휘 CJ제일제당 부사장은 “햇반 저단백밥은 특수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높여줄 수 있는 제품으로, 햇반의 기술력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희소난치병 아기를 위해 현재 국내에 수요자가 17명에 불과한 ‘특수분유’를 생산하고 있다.

선천성 대사이상의 일종인 메틸말론산혈증(MMA)과 프로피온산혈증(PPA)을 앓는 아기를 위한 분유인 ‘MPA 2단계’가 바로 그것. 수요가 적어 제품 개발비를 제외하고도 MPA 2단계 생산으로 연간 1억4000만원 정도 손실이 발생한다.

남양유업도 소아뇌전증(간질)을 앓는 어린이를 위한 치료용 특수분유 ‘케토니아’를 생산하고 있다. 난치성 뇌전증의 발작 증세를 멈추고 장기적으로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케톤생성 식이요법’을 환아들의 가정에서 편리하게 실행할 수 있도록 개발한 제품이다. 무엇보다 세계 최초로 액상 형태로 개발해 영유아 환자들이 쉽게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게 특징이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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