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태블릿PC도 약세… 점유율 첫 30% 밑돌아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의 문을 연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 밀려 PC 시장의 변방으로 밀려났다. 스마트 기기 시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애플이 높은 고객 충성도에도 신규 사용자 확보전에서 안드로이드 진영에 밀리면서 스마트폰 시장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입지가 튼튼했던 태블릿PC 시장에서도 중저가 안드로이드 태블릿PC에 밀리며 고전하고 있다.
30일 시장조사기관인 컨슈머 인텔리전스 리서치 파트너스(CIRP)에 따르면 애플은 스마트폰 제조사들 중 가장 높은 소비자 충성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CIRP 조사결과 애플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애플 제품을 재구매한 비율은 78%에 달했다. 안드로이드폰 이용자가 다시 안드로이드폰을 택한 비율은 67%로, 개별 기업 중에서는 삼성의 재구매 비율이 52%로 가장 높다.
이렇게 놓고 보면 애플의 시장 지배율이 훨씬 높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안드로이드 진영에 밀리고 있다. 피처폰 사용자들의 50%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을 선택하는 비율은 39%로 양측의 격차는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단일 모델로 출시되는 아이폰과 달리 안드로이드폰은 제조사와 출시되는 기기의 종류, 가격대도 다양해 소비자 선택의 폭이 훨씬 넓을 수밖에 없다.
◆태블릿PC 시장, 절대강자 없다
이 같은 상황은 태블릿PC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10년 태블릿PC 시장을 연 주인공인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2분기 사상 처음으로 30% 이하로 떨어졌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분기 애플 아이패드는 1460만대가 팔려 시장점유율 28.3%를 기록했다. 아이패드는 2010년에는 연간 기준 79.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고, 2011년에는 52.7%, 지난해에는 38.4%로 점유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아이패드가 태블릿PC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상표도 없이 판매하는 저가 태블릿PC인 일명 ‘화이트박스’ 안드로이드 태블릿PC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의 변화는 과거 PC 시장을 연상케 한다. 애플은 최초로 PC 시장을 열었지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직접 생산하는 방식을 고수했고, 그 사이 MS의 운영체제를 쓰는 수많은 PC 제조사에 시장을 빼앗겼다.
애플이 최근 중저가 제품 출시에 제품 다변화를 고민하는 것도 이 같은 시장 상황 때문이다. 새로운 시장을 만들거나 현재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비책을 내지 못하는 한 애플의 하락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엄형준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