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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한의 기만전술을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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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9-23 21:54:27 수정 : 2013-09-23 21: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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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북한은 다양한 대남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3차 핵실험, 전쟁위기 고조 등 위기조성전술과 개성공단 폐쇄에서 보여준 벼랑 끝 전술뿐만 아니라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 평양에서의 애국가 연주 허용, 이산가족 상봉행사 합의 등의 유화전술까지 가히 대남전술의 종합세트라 할 만한 조치를 선보였다. 그러나 ‘한반도의 공산화’라는 궁극적인 대남전략의 목표는 허황되지만 여전히 변치 않고 있다. 당면한 문제에 따라 구체적인 전술은 달라지는데 북한의 위장평화공세가 착시 현상을 가져올 수 있어 특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최근 북한이 취했던 일련의 유화조치는 위장평화 공세였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불과 나흘 앞두고 엉뚱한 것을 트집잡아 돌연 무기한 연기를 우리 측에 일방적으로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꿈에 그리던 혈육과의 재회를 기다리던 190여 이산가족은 엄청난 절망감을 안게 됐다.

이로써 남북관계 개선에 관한 북한의 진의는 명확해졌다. 북한은 진정 우리와의 관계개선을 희구했던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직면한 총체적인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전술상의 후퇴’ 의도에서 유화정국을 기획했던 것이다. 이 점은 세 가지 사실에서 나타난다.

첫째, 지난 8월 북한정권의 통치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 이른바 ‘10대 원칙’을 개정하면서 북한은 김씨 왕조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공식 천명했다. 10대 원칙에서 북한은 대남 적화통일노선의 고수와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군사력을 지속적으로 견지해 나갈 것임도 명시했다.

둘째, 지속적인 핵개발 의혹은 여전히 북한의 진의를 믿기 어렵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다. 북한 전문사이트인 ‘38north’에 따르면 북한은 영변의 5㎿급 흑연원자로 복구작업을 끝내고 재가동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영변 원자로를 본격 가동할 경우 1∼2년 안에 2∼5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전해진다.

문순보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셋째, 북한은 군부 내 인사이동을 통해 단기간에 실전 전투력을 갖춘 군으로의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김정은은 최근 단행한 일련의 군 인사에서 전방 출신 인사를 요직에 등용했다. 예컨대 지난 8월 말 총참모장이 된 이영길은 5군단장 출신이고, 인민무력부장으로 승진한 장정남은 1군단장 출신이며, 작전국장 변인선은 4·5군단장을 역임하는 등 김정은은 전방에서 한국군과 직접 대치했던 인물을 군 수뇌부로 채우는 인사를 단행했다. 요컨대 김정은은 대남도발을 주도할 도발 루키로 세대교체를 구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북한은 내부적으론 대남대결을 가일층 강화하면서 우리에겐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나타냈다.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일방적 연기는 금강산관광이나 6자회담 재개가 뜻대로 되지 않자 우리에게 ‘몽니’를 부리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그들이 입만 열면 떠들어대는 ‘우리 민족끼리’ 구호 역시 기만적인 슬로건에 불과하다는 점을 그들 스스로 보여줬다는 것이다. 인륜의 문제까지 정치적 문제와 연계시키는 북한이 민족을 운운할 자격은 없다. 북한의 기만전술에 현혹되지 말고 이럴 때일수록 튼튼한 안보태세를 확립해야 할 것이다.

문순보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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